제132화
이은서는 서이건을 따라 한적한 구석으로 향했다.
“이건 씨, 저한테 무슨 할 말이 있어요?”
이은서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 나랑 루나 사이의 일을 태준이한테 알려준 거야?”
서이건은 등을 돌린 채 따져 물었다.
“그게...”
이은서는 한숨을 내쉬며 차분하게 말했다.
“루나 언니가 너무 심했다고 생각해서 태준 씨한테 언니 본모습을 보여주려던 것뿐이에요. 그래야 마음 접고 상처 회복에도 도움이 되는 거잖아요.”
“서씨 가문의 일은 너랑 아무런 상관도 없어.”
서이건은 차가운 눈빛으로 딴 데를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나랑 루나 사이의 사적인 일도 너랑 아무런 상관없으니까 앞으로 내 일에 끼어들지 마.”
이은서는 그 말을 듣고 결국 참지 못했다.
“이건 씨, 그런 말 하기 전에 제 기분은 전혀 생각 안 하는 거예요? 저희 약혼했잖아요...”
“그만해.”
서이건은 그녀의 말을 끊고 아무런 감정변화 없이 말했다.
“정략결혼은 이미 취소한 상태니까 나를 벗어나 하루빨리 네 진짜 행복을 찾아갔으면 좋겠어.”
“그럴 수는 없어요.”
이은서는 오랫동안 참아온 답답함이 이 순간 폭발하고 말았다.
“이건 씨, 이 바닥에서 저희가 결혼할 사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루나 언니랑 있었던 일은 이건 씨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아요. 전부 언니가 먼저 착각하고 일부러 이건 씨를 유혹한 거잖아요. 저는 충분히 용서할 수 있어요. 어차피 저희도 아직 부부가 된 거 아니잖아요. 두 사람이 잠자리를 가졌다 해도 그건 저에 대한 배신은 아니니까요... 이제는 정식으로 끝난 사이잖아요. 언니도 이건 씨를 놔주기로 했는데 그냥 지나간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기분을 조절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면 내년에 결혼할 때까지 기다릴게요. 제발 결혼 취소하겠다는 말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애원하는 말에도 서이건은 아무런 감정도 없었고, 오히려 짜증이 났다.
이은서와의 정략결혼은 양쪽 부모님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독단적으로 결정한 일이라 이은서에게는 기본적인 존중 외에는 딱히 특별한 감정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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