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화
“누군데?”
이루나가 물었다.
“우리 삼촌.”
고지훈은 바로 대답했다.
“이번 주 내내 내가 삼촌 붙잡고 졸랐거든. 결국 질려서 경찰 쪽에 직접 연락해 줬어. 근데 서이건 씨가 끝까지 버티니까 사건 자체를 없애진 못하고 겨우 보석으로 너 빼낸 거야. 그래도 나왔으니 됐지.”
이루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 세상에 서이건 말고는 다들 최소한 자기 편을 들어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정작 자기가 몸과 마음을 다 바쳤던 그 남자는 끝까지 자신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었다.
고지훈은 이루나가 시무룩해지자 몸을 조금 기울이며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
“걱정하지 마. 내가 삼촌 계속 설득할 거야. 서이건 씨도 언젠간 너를 풀어줄 수밖에 없을 거야. 다시는 널 감옥에 가게 두진 않을 거고.”
이루나는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해 그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그래도... 고마워.”
“내 앞에서 고맙다는 말 하지 마. 듣기 싫어.”
그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을 잘랐다가 분위기를 바꾸듯 화제를 돌렸다.
“아, 잠깐 우리 집 들르자. 밥 먹고 가.”
“아니야. 그냥 내 아파트 앞에 내려줘.”
“네 강아지도 아직 내 집에 있어.”
고지훈이 계속 말했다.
“네가 안에 있는 동안 내가 데려다가 네 ‘아들’을 돌봤거든? 우리 집 복실이랑 붙어 다니면서 완전 형제처럼 지냈어. 밥도 잘 먹고 살도 올랐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이루나의 눈가가 조금 촉촉해졌다.
자신이 감옥에 있을 때조차 고지훈이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써주고 있었다는 사실에 감동이 밀려왔다.
결국 이루나는 고지훈의 집으로 향했다.
그의 집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고급 빌라였고 산과 물을 동시에 끼고 있는 탓에 공기부터 남달랐다.
집은 2층짜리로 아담했지만 관리인과 가정부, 운전기사까지 여러 사람이 상주하며 그를 챙기고 있었다.
거실에 들어서자 이루나는 제일 먼저 강아지를 품에 안았다.
정말 고지훈 말대로 살이 통통하게 쪄있었고 눈도 반짝반짝 빛났다.
이루나는 조용히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가슴이 벅차올랐다.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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