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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이루나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점점 약해져 가는 서이건의 심장 소리만이 희미하게 들릴 뿐이었다. 그는 벽에 기대앉은 채 거의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팔은 여전히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그 팔의 온기가 사라지는 게 느껴질 때마다 이루나는 공포에 질렸다. 그녀는 그제야 깨달았다. 서이건의 몸에서 남은 열기마저 자신에게 나눠주기 위해 언제 그랬는지도 모르게 셔츠까지 벗어 자신에게 덮어줬다는걸. 그의 체온이 사라진 자리에 서이건의 헌신이 남아 있었다. 몇 겹의 옷과 그의 품속 덕분에 이루나는 조금 더 오래 버틸 수 있었다. 의식은 희미하지만 아직은 꺼지지 않았다. “서이건 씨.” 이루나는 그의 이름을 불렀다. 목소리는 이미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약했다. 대답은 없었다. 그의 눈은 감겨 있었고 숨결은 가늘었다. 얼굴 위에는 희미하게 서리가 내려앉은 듯했다. 더 이상 떨지도 않았다. 너무 추워 몸이 얼어붙어 버린 것이다. “서이건 씨!” 이루나는 온 힘을 다해 그의 어깨를 흔들었지만 손끝에 감각이 없어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제발 눈 좀 떠봐. 내 목소리 들리잖아. 그렇지? 나야. 나 이루나라고.” 목이 갈라지도록 외쳐도 서이건은 미동조차 없었다. 서이건의 품을 느끼며 이루나는 무너졌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 나왔다. 얼음처럼 차가운 볼 위로 뜨거운 눈물이 흐르며 곧바로 얼어붙었다. “제발 죽지 마. 부탁이야. 나 혼자 두고 가지 마.” 이루나는 떨리는 손으로 서이건의 얼굴을 어루만졌지만 그의 피부는 이미 차가웠다. “당신이 죽으면 나는 살아서 뭐 해?” 그 말은 거의 숨처럼 흘러나왔다. 차가운 공기 속으로 사라지듯 너무나 가늘게. 이내 몸이 점점 굳어갔고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다. 머릿속이 멍해지고 기억이 하나둘씩 지워졌다. 그의 이름, 자신의 이름, 이곳에 오기까지의 이유. 모든 게 희미해졌다. 공기는 그저 차갑고 조용했고 모든 게 끝나가는 것 같았다. 그때였다. 쾅! 묵직한 쇳소리와 함께 굳게 잠긴 냉동고의 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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