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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이루나가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고지훈의 시선이 소파 끝으로 향했다. “너희 집 강아지... 왜 이래? 또 아픈 거야?” 그의 말에 이루나도 강아지를 바라봤다. 불빛 아래, 강아지는 기운 없이 몸을 웅크리고 있었고 작게 내뱉는 숨소리마저 힘겨웠다. 그제야 그녀는 미처 잊고 있던 일을 떠올렸다. 서이건에게 가야 했던 이유, 그건 바로 이 아이의 약 때문이었다. 그녀는 조용히 모든 사정을 이야기했다. 오늘 밤 그 위험한 일을 겪게 된 이유까지. “그럼 왜 미리 말을 안 했어?” 고지훈은 놀라 휘둥그레진 눈으로 이루나를 바라봤다. “나도 개 키워봤잖아. 그 마음 알아.” 그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강아지를 품에 안았다. “됐어, 내가 다녀올게. 약은 내가 구해올게.” “이 시간에 어딜 간다는 거야?” 이루나는 당황했다. “설마 지금... 밤 한 시가 넘었는데 나가겠다고?” 고지훈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우리 삼촌한테 갈 거야.” 이루나는 즉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안 돼. 그런 일로 네 삼촌까지 끌어들이면 안 돼. 괜히 사이만 어색해져.” 고지훈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 사이는 이 정도로 흔들릴 관계가 아니야.” 그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삼촌은 나한테 거의 아버지 같은 사람이야. 겉으론 욕하고 잔소리해도 내가 원하면 결국 뭐든 다 들어줬어. 돈이든 여자든... 뭐든지 말이야. 나한테는 세상에서 제일 큰 은인이야.” 고지훈은 잠시 창가 쪽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짓더니 말을 이어갔다. “가끔은 이상해. 왜 자기 아들보다 나한테 더 잘해주는지 모르겠어. 그렇지만 그 덕에 내 인생이 바뀌었지. 원래는 그냥 버려진 쓰레기 인생이었는데.” 이루나는 그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 서문호의 얼굴이 순간 떠올랐지만 둘 사이의 닮은 점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럼 네 친아버지는?” 고지훈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몰라, 그런 데는 관심 없어.” 그의 말투는 무심했지만 목소리에 묻어나는 씁쓸함을 이루나는 느꼈다. “내가 말 안 했었나? 우리 엄마...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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