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6화
“아, 서 대표님?”
이루나는 수화기 너머에서 담담하게 설명했다.
“그런데 나 곧 결혼해. 약혼자가 투자할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 돈을 줬을 뿐이야.”
그녀의 태연한 말에 서이건의 안색은 금세 어두워졌지만 분노를 억누르려 애썼다.
“그게 무슨 뜻이야? 내가 준 보상금을 다른 남자한테 써버렸단 말인가?”
서이건은 이를 갈며 소리쳤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이루나는 콧방귀를 뀌듯 비웃었다.
“서이건 씨, 당신 참 웃긴 사람이네. 그 돈 다 내 명의로 옮겼잖아. 당신이 나한테 준다고 해서 준 선물이었는데 내 돈을 내가 어떻게 쓰든 무슨 상관이야? 누구한테 쓰든 내 맘 아니야? 당신이 무슨 권리로 간섭하려고 해?”
말을 끝내자마자 이루나는 대답조차 기다리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서이건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바닥에 세게 던졌다.
다행히 폰은 망가지지 않았지만 튕겨 나가 문간 쪽으로 굴러가다가 마침 그 순간 문으로 들어오던 사람의 발에 맞고 말았다.
들어온 이는 서문호였다.
그는 서이건이 갑자기 큰소리친 이유를 알지 못해 잠깐 어리둥절해하더니 허리를 숙여 휴대폰을 주워 들더니 병상 앞으로 가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이건아? 또 누가 너를 건드렸어?”
서이건은 원래 말을 아끼려 했지만 서문호의 얼굴을 보자마자 목소리가 격해졌다.
“도대체 왜 형은 형이 데려온 그 잡종 하나도 제대로 컨트롤도 못 해?”
서문호는 잠시 멈칫하더니 그가 말하는 대상이 고지훈인 것을 알아차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걸 너도 알고 있었니?”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실 나도 너한테 이 얘기를 하러 왔어. 네 의견을 묻고 싶어서.”
“뭔데?”
서이건은 짧게 물었다. 이루나 씨랑 결혼하겠다고.”
서문호는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난 그 자리에서 걔를 닦아세우고 완강히 반대했다. 그런데 그 녀석이 매일 내게 조르고 졸라서... 정말 귀찮아서 네 의견을 묻는 거야. 만약 너만 괜찮다면 난 그냥 허락할 생각도 있거든.”
서이건은 코웃음을 치더니 두 눈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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