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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고지훈은 반박하지 못하고 그저 소파에 힘없이 주저앉아 있었다. 이루나가 납치된 게 모두 그의 탓이었다. 만약 그가 남과 이렇게 큰 원수를 맺지 않았고 이루나와 결혼한다고 대놓고 발표하지 않았으며 매일 그녀와 붙어 다니지 않았다면 적어도 원수에게 납치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그가 이루나에게 조금만 더 신경 쓰고 밤늦게라도 곁에 있어 줬다면 놈들이 그녀를 납치할 틈조차 없었을 것이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이루나를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그녀는 건강하게 잘 살고 있었을 것이다. 평생 납치 같은 일을 겪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고지훈은 극심한 자책감에 휩싸였다. 그는 머리를 떨구고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이루나를 구할 방법을 생각했다. 이루나는 실종된 지 거의 24시간이 다 되어 갔다. 여기서 일 분이라도 더 지체하면 목숨이 위태로워질지도 몰랐다. 고지훈은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다. 그는 곧바로 납치범에게 문자를 보냈다. [루나를 풀어주고 대신 날 데려가. 시간과 장소만 알려줘. 당신이 원하는 대로 다 할게. 두 팔, 두 다리, 아니면 장기 전부를 다 가져가도 좋아.] 또 한참을 기다렸지만, 여전히 답장이 오지 않았다. 고지훈은 참을 수 없을 만큼 초조해졌다. 그는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기로 하고 옆에 선 서이건에게 단호히 말했다. “다 저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까 제가 알아서 해결할게요. 서이건 씨는 이쯤에서 빠지세요. 단 절대 경찰에 신고하지 마세요. 제 방식으로 가능한 한 빨리 루나를 구해낼 거니까.” 말을 마치자마자 고지훈은 분노 가득한 얼굴로 사무실을 떠났다. 서이건은 담배를 피우며 이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비록 겉으로는 차분해 보이지만, 속마음은 고지훈 못지않게 초조했다... 서이건은 몇 번이나 경찰에 있는 지인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로써 이루나가 끔찍한 일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만 생각하면 차마 전화를 누를 수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끝에 서이건은 결국 서문호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 사무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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