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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이 말을 들은 순간 서이건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는 애써 무심한 척하며 대충 말을 돌렸다. “상관없는 사람에게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어.” 서이건은 이번 이루나의 사건이 전부 고지훈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고지훈과 너무 가까이 지내지만 않았더라면 이루나가 이런 끔찍한 일을 겪을 일도 없었을 거라 여겼다. 이루나는 서이건의 그런 마음을 이미 짐작하고 있어 굳이 뭐라 반박할 마음도 들지 않았다. 지금 이루나가 바라는 건 그저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 휴대폰을 복구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나는 아직 살아 있다”는 걸 알리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다시 침대에 누워 반나절을 더 쉰 뒤, 이루나는 몸과 정신이 모두 회복된 걸 느끼며 이제 이 국경 도시의 병원을 떠날 때라고 판단했다. 서이건은 미리 사람을 시켜 새 옷을 준비해 두었다. 위에는 평범한 반팔 티셔츠와 아래는 청바지였다. 그 덕분에 이루나는 퇴원할 때 정상적인 옷차림으로 병실을 나설 수 있었다. 옷을 갈아입고 문을 나서려던 순간, 이루나의 시선이 무심코 옆의 쓰레기통을 스쳤다. 그 안에 피로 얼룩진 천 조각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잠시 멍하니 그 천을 바라보았다. 그건 며칠 전 숲속에서 도망치던 중 다쳤을 때 노아가 자신의 옷을 찢어 상처를 감싸주었던 바로 그 천이었다. 병원에 온 후, 의사들이 상처를 다시 소독하고 새 붕대로 갈아주면서 그 천을 쓰레기통에 버린 것이었다. 모든 일이 이미 끝났지만 그 천을 보는 순간, 숲속에서 노아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던 장면이 순식간에 되살아나며 가슴이 이유 없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단 몇 초의 멍한 순간이 지나자 이루나는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그저 짧은 스쳐 지나가는 기억일 뿐이라며 그 천을 뒤로한 채 병실을 나섰다. 서이건의 조수는 이미 귀국 후의 모든 이동 일정을 세세히 준비해 두었다. 두 사람은 먼저 운전기사가 운전 한 차를 타고 가장 가까운 공항으로 향했고 서이건 소유의 전용기에 올라탔다. 전문 조종사가 비행하기 시작했고 목적지는 G시의 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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