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1화
“네가 이런 이야기를 나한테 해준다는 건 내 감정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잖아. 당연히 감동하지.”
고지훈은 더욱 견고한 눈빛으로 이루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알아줬으면 해. 네가 어떤 일을 겪었든 전혀 상관없어. 너만 살아서 돌아와 준다면 그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위안이야.”
이루나는 그 말을 듣고 잠시 굳어버렸다.
조금 전 이루나가 진심으로 털어놓은 말들이 고지훈에게는 ‘아름다운 거짓말’로 들린 것이었다.
고지훈은 분명 이루나를 사랑한다. 마음으로도, 말로도, 행동으로도 그녀를 향한 사랑은 깊고 진실했다. 하지만 그가 믿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는 그녀가 그 지옥 같은 곳에서 정말로 ‘깨끗하게’ 살아남았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고지훈의 눈에는 이루나가 자신을 신경 쓰고 더 받아들이기 쉽도록 일부러 “나는 그곳에서 더럽혀지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래서 그는 그 ‘아름다운 거짓말’에 오히려 감동했다.
감동 받은 건 진심이었지만 믿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루나는 마음이 살짝 싸늘해졌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가 그런 곳에까지 팔려 갔는데 아무도 손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고지훈을 비롯한 가장 친한 유하정조차도 믿지 않을 것이다. 다만 마음에 두지 말라고 위로해 줄 뿐이었다.
고지훈은 이루나의 복잡한 내면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추려 했지만 그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피하며 그의 손을 밀어내고 소파에서 일어섰다. 그는 그녀가 트라우마 때문에 남자와의 접촉을 두려워하는 거라 생각했고 그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걱정하지 마. 이번에는 내가 지옥 끝까지 뒤져서라도 너를 괴롭힌 그놈들을 반드시 찾아낼 거야.”
자리에서 일어나며 고지훈은 이루나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경찰이 못 하면 내 방식대로 할 거야.”
그러나 이루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만둬. 정말로 더 이상 이 일에 휘말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는 이미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잖아. 괜히 또 다른 문제를 만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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