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저녁 식사가 시작되자 이루나는 눈앞의 요리를 당당하게 먹었다. 번거롭고 허례허식이 가득한 이 호화로운 재벌 집 식사 자리에서 그녀는 자신과 다른 계층의 서씨 가문의 사람들을 마주하며 오히려 느슨했고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
맞은편에 앉아 있는 서이건은 차가운 조각상 같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 같지만 눈 밑에는 싸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고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식사를 하면서 수다를 떨었고 서문호는 서이건에게 회사에 대해 물어보았다. 저녁 식사는 그런대로 정상적인 분위기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태준의 전화가 울렸고 외국의 친구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그는 능숙하게 외국어로 대화를 나눈 후, 자리에서 일어나 통유리창 쪽으로 가서 계속 전화를 받았다.
서태준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이루나의 시선은 더 거리낌 없이 서이건에게로 쏠렸고 다른 사람들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루나는 옆에 있는 우유 한 잔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
그 순간, 서이건이 눈꺼풀을 치켜들고 무심코 그녀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 이루나는 무의식적으로 우유를 삼켜버렸다.
이루나의 노골적인 행동에 서이건은 온몸이 굳어졌고 심란한 마음에 조용히 심호흡을 했다.
술잔을 들고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가 자극받은 걸 보고 이루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티슈를 잡아당겨 입가의 우유를 닦아냈고 고개를 묻고 접시에 담긴 스테이크를 잘라 포크로 먹기 시작했다. 입맛도 좋고 기분도 좋아보이는 것 같았다.
그때 전화를 마친 서태준이 다시 돌아왔고 조금 전처럼 그녀를 챙겨주었다.
긴 머리를 풀어 헤치고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이 불편해 보여서 그는 가정부한테 머리끈을 가져오라고 했다.
머리끈을 건네받은 그는 가족들이 다 보는 가운데 이루나의 뒤에 서서 부드러운 손길 로 직접 머리를 묶어 주었다.
...
서태준의 세심한 보살핌에 이루나는 조금 난처하고 불편했다.
그러나 어둠이 짙게 깔린 맞은편 남자의 얼굴을 발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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