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침대 위의 남자는 뜻밖에도 이성태와 박희연의 아들 이원호였다.
이루나가 나타난 것을 보고 이원호는 난처해졌다. 그는 이 상황이 창피한 듯 이불을 잡아당겨 상체를 가렸다.
“거실에 나가 있을게.”
말을 마친 이루나는 몸을 돌려 침실을 나섰다.
자신의 친구가 원수의 아들과 이런 사이일 줄은 몰랐다. 순간, 마음이 착잡하고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다.
몇 분 후, 유하정과 이원호는 옷을 입고 차례로 걸어 나왔다.
“오랜만이야. 얼마 전에 죽었다고 들었는데 다시 살아난 거야? 능력도 좋아.”
이원호는 거만한 얼굴로 이루나에게 말을 걸었고 담배를 피우면서 껄렁껄렁한 모습을 보였다.
이복동생인 이원호는 이루나와 원한도 없었고 접촉도 거의 없었다. 두 사람 사이의 원한이라면 지난번에 이씨 가문에서 그가 그녀를 밀어낸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박희연 모녀를 상대하는 데 집중했고 이 쓰레기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
그의 말에 대꾸하기 싫었던 이루나는 유하정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생일 축하해주러 왔어. 이건 선물이야.”
말을 하면서 이루나는 오렌지색 에르메스 가방을 친구에게 보여줬다.
한편, 유하정은 이루나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이원호를 세게 밀치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얼른 가. 쓸데없는 얘기 하지 말고. 친구가 온 거 안 보여?”
이원호는 유하정을 꽤 신경 쓰는 것 같았다.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신발을 신고 핸드폰을 챙겨 집을 나섰다.
이원호가 떠난 후, 이루나는 화난 얼굴로 유하정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이게 다 널 위해서 그런 거야.”
유하정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날 위해?”
“응. 지난번에 박희연 그 여자한테 하마터면 살해당할 뻔했잖아. 난 널 위해 뭔가 해주고 싶었어. 생각해 보니까 농담으로 했던 그 방법이 꽤 좋은 것 같았어.”
그녀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일단 이원호의 마음을 얻을 거야. 이원호를 무방비 상태로 만든 후, 그한테서 말이 나오게 해야지. 박희연이 널 모해했다는 사실을 말하게 될 거야.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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