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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지난번 사고의 배후가 정말 박희연이라면 그들은 분명 차 안에서 그 사건에 대해 언급할 거야. 그럼 우리는 중요한 증거를 얻게 될 거고 박희연을 감옥에 보낼 방법이 생길 거야.” “그럼 차라리 내가 직접 박희연의 차에 설치할게.” 이 방법이 꽤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루나는 친구가 이 일에 연루되는 걸 원치 않았다. 결국 이런 행위도 불법이니까... “박희연과 넌 관계가 엄청 나쁘잖아. 널 경계하고 있을 텐데 네가 어떻게 박희연의 차를 가까이할 수가 있겠어?” “나한테 방법이 있어.” 이루나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하정아, 박희연 쪽의 일은 신경 쓰지 마. 이원호하고도 만나지 말고. 나 때문에 네가 이원호를 만나다가 마음이라도 흔들릴까 봐 걱정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유하정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불평했다. “그 바보 같은 놈한테 마음이 흔들린다면 2년 전에 이원호가 날 쫓아다닐 때 이미 마음을 받아줬을 거야. 이원호 같은 인물에 그게 말이 돼니? 바람둥이인 데다가 더럽고 엉망진창이고. 그리고 내 친구 원수의 아들인데 내가 어떻게 이원호한테 마음이 흔들려?” 이 말을 듣고 이루나는 웃음이 터졌다. 그녀는 유하정과 알고 지낸 지 벌써 10년이 되었다. 유하정의 출신도 별로 좋지 않았다. 아주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이혼 후에는 각자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 누구도 딸을 키우겠다고 한 사람이 없었고 결국 유하정을 외국으로 유학을 보냈다. 두 사람은 그때 Y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만났다. 출신과 배경이 비슷하고 같은 곳에서 유학을 왔기 때문에 두 소녀는 서로에 대해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꼈고 이내 친한 친구가 되었다. 이루나는 모험적이고 자극적인 극한 운동을 즐겼고 똑똑하고 냉철하고 주관이 있었고 미모도 압도적이었다. 반면, 유하정은 롤러코스터나 번지점프 같은 걸 타는 것조차 무서워했다. 털털한 성격에 얼굴도 예뻤지만 이루나 같은 엄청난 미인 앞에서는 조금 뒤처졌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이루나는 그녀를 지켜주고 감싸주고 그녀의 편을 들어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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