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이루나는 서이건이 피를 흘리며, 흉악한 범인에게 칼로 위협당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범인은 한쪽 팔로 서이건의 목을 꽉 조이며, 다른 손에는 20~30cm 길이의 날카로운 칼을 그의 대동맥에 대고 군중을 향해 미친 듯이 소리치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는 경찰특공대와 협상 전문가가 범인고 대치 중이었다.
이루나는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특히 서이건의 팔과 다리에 상처가 나 피를 흘리고, 바닥에 피가 흥건한 것을 보자 숨이 막힐 듯 답답해졌다.
곧 그녀는 옆에 있던 남자 동직원에게 어렴풋이 사건 경위를 물어보았다. 그 범인은 서이건 때문에 파산하고 절망에 빠졌다며, 회사에 와서 여직원을 인질로 납치해 일을 크게 벌이려 했다고 한다.
서이건은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그 여직원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인질 교환을 제안했다. 범인은 동의했지만 서이건에게 먼저 손을 묶으라고 강요했다.
그래서 서이건은 몸을 묶은 후 범인한테 넘어갔고, 여직원은 풀려났지만 그는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자인한 범인에게 여러 차례 찔렸는데 치명상은 아니더라도 피를 많이 흘려 옷이 다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인질로 잡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기에 처했지만 서이건은 정신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다만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얼굴이 창백해진 채 범인의 통제를 받고 있었다.
멀리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바짝 긴장해졌다. 경찰특공대도 협상을 시도했지만 범인은 서이건을 꽉 잡은 채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이루나는 범인이 뭐라고 소리치는지, 경찰이 무슨 협상을 하는지 관심 없었다. 이루나는 단지 서이건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고, 조금만 실수하면 막다른 길에 선 범인에게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특히 몇 분 후, 범인이 격분하여 서이건의 다리를 다시 찔러 피가 솟아나는 것을 보자, 이루나는 심장이 칼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
시간이 흘러갔지만 경찰은 더 좋은 구출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한 것 같았다. 서이건도 출혈로 인해 힘이 빠져가고 있었다. 이루나는 구경꾼들처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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