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2장
그는 고열이 나서 찬 바람을 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자신에게 벌을 주듯 창문을 올리지 않았다.
차가운 바람이 조수석 창문으로 불어 들어와 몸의 열기를 빼앗는 듯했다.
마음속엔 말 못 할 일이 가득해 주경민은 눈을 감고 어둠 속에 빠져들었다.
...
강도현이 나가자마자 간호사가 들어와 심자영에게 주사를 놓았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강도현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문득 강도현이 나가기 전에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잠시 고민하더니 이불을 걷어내고 슬리퍼를 신은 후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러곤 자기 추측을 확인하기 위해 곧장 패딩을 걸치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방문을 열려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며 강도현이 들어왔다.
심자영의 옷차림을 본 강도현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지만 빠르게 표정을 가다듬고 물었다.
“왜 일어났어요? 밖에 추워요. 이제야 열이 내리기 시작하는데 찬 바람 맞으면 안 돼요.”
심자영은 이런 상황을 생각지도 못해 자기 목적을 떠올리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화장실 좀 다녀오려고요.”
이 병원 의료 시설은 열악해서 병실 안에 화장실이 없었다.
화장실은 복도 끝에 있는데 지금 그녀가 있는 병실과 그나마 가까워 단 두 칸만 떨어져 있었다.
그 말에 강도현은 심자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곤 옆으로 자리를 비켜주었다.
강도현이 자기 말을 믿어주자 심자영은 마음속으로 안도하며 서둘러 그를 지나쳐 화장실로 향했다.
심자영의 모습이 눈에서 사라지자 그제야 강도현은 시선을 거두고 병실로 들어갔다.
심자영이 다시 돌아왔을 때 강도현은 이미 음식을 세팅해 놓았다.
주경민은 특별히 2인분을 준비했고 이를 본 강도현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주경민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강도현은 심자영에게 손을 닦으라며 휴지를 건넸다.
그녀가 손을 다 닦은 후, 강도현은 갑자기 곰돌이 모양의 온수 핫팩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
“손 좀 녹여요.”
심자영은 손에 들린 핫팩을 보고 잠시 멍해졌다.
갈색곰은 아주 귀엽고 따뜻해 보였다.
“너무 귀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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