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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장

모든 요리에서 예전에 느꼈던 익숙한 맛을 느꼈지만 그녀는 침착한 표정으로 조용히 식사를 마쳤다. 그녀는 말없이 입술을 깨물었다. 뒤처리에 바쁜 강도현을 바라보며 그녀는 저도 몰래 넋이 나갔다. 정리를 마친 강도현도 그녀의 이상함을 알아챘건만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다. “무슨 생각 해요?” 강도현은 손을 닦고 심자영에게 물과 함께 약을 건넸다. 심자영은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 말을 삼켰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심자영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강도현이 계속 물어볼까 봐 빠르게 시선을 돌려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았다. “근데 오늘 밤엔 어쩔 생각이에요? 집에 갈 건가요? 아니면...” 심자영은 간병인 침대를 힐끔 보았지만 말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도 늦었고 강도현은 차도 없어 여기서 걸어가려면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게다가 날도 추워서 그녀는 강도현이 걱정되었다. 그녀를 돌봐주려고 병원에 온 건데 혹시 사고라도 생기면 절대 안 된다. 이때 강도현이 먼저 말을 꺼냈다. “걱정하지 마요. 마을에 민박 예약해 뒀는데 여기서 가까워요. 이따가 가면 돼요.” 그제야 심자영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럼 무슨 일 있으면 꼭 전화하세요.” “내가 걱정돼요?” 강도현은 웃음을 터뜨렸다. “나한테 정말 무슨 일이 생기면 자영 씨가 뭘 할 수 있어요?” 심자영은 아주 당당하게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자신의 병약한 모습을 떠올리곤 말을 이어가기가 어려웠다. “농담이에요. 빨리 쉬세요. 난 이만 돌아갔다가 내일 다시 올게요.” 강도현은 포장된 물건을 들고 나가려 했다. “도현 씨.” 이때 뒤에서 심자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 이젠 괜찮으니 더는 폐 끼치기 싫어요. 그러니 내일부턴 안 오셔도 돼요.” 그러자 강도현은 몸을 돌려 미간을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 “자영 씨, 우리 친구 맞죠?” 심자영은 잠시 멈칫했다. 강도현의 표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왠지 강도현이 화가 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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