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9장

주경민은 냉담하게 말했다. "내가 뭘 하든, 너한테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 "애초부터 다 계산된 거라고 인정하는 거 맞지? 자영씨를 구해준 걸 이용해서 마음을 약하게 만들어 당신을 따라가게 하려는 거잖아?" 강도현이 따져 묻자 주경민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난 강도현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비열하진 않아." "그럼 왜 하필 지금 나타난 거지?" 강도현은 한 걸음 다가서며 주경민을 예리하게 쏘아봤고 주경민은 그 태도를 보더니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눈빛엔 사람의 속을 꿰뚫어 보는 듯한 날카로움이 가득했다.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걸 보니 자영이가 날 따라갈까 봐 걱정되는 모양이군." 확신에 찬 어조에 강도현은 순간 멈칫하더니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그는 무엇을 그렇게 신경 쓰고 있는 걸까. 하지만 주경민의 말은 그의 속마음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남김없이, 적나라하게. 강도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주경민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영이가 먼저 알아챈 거야. 내가 일부러 그녀 앞에 나타난 게 아니고." 그 말을 들은 강도현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주경민을 바라보며 비웃듯 말했다. "내가 그 말을 믿을 거라고 생각해?" "애초에 주 대표 당신이 다 꾸며낸 일이잖아. 모두가 당신한테 맞춰 연극을 하면서 자영 씨가 알면 안 된다며 속여달라고 했지. 그래서 일부러 다른 사람을 시켜 그녀의 은인인 척까지 하게 만들었고. 심지어 내 뒷조사까지 해서 내 입을 막으려고 했잖아. 그리고 당신 대신 당신이 만든 음식을 자영 씨에게 가져다주도록 시킨 것도 그렇고. 자영 씨가 당신 음식 맛에 익숙한 거 몰랐을 리가 없잖아? 정말 숨기고 싶었다면 그렇게 했을 리가 없지. 결국 처음부터 당신이라는 존재를 자영 씨가 눈치채도록 유도한 거 아니야? 당신이 자영 씨를 구했다는 걸 알게 만들려고. 결국 뜻대로 됐네. 목숨을 구해준 빚이란 게 생겼으니 아무리 당신을 거부하고 싶어도 쉽게 거절하진 못할 테니까. 하지만 주경민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