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9장

그녀는 단지 장미숙의 대체품일 뿐이었다. 주성호가 못다 한 한을 채우기 위해 정교하게 선택한 대체품. 어르신의 반대로 인해 주성호는 당시 장미숙과 결혼할 수 없었다. 그 일은 그의 목에 걸린 가시처럼 늘 그를 괴롭혔고 잊지 못할 일이 되었다. 그래서 주경민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그는 이런 방식으로 반항하며 자기 한을 채우려 했다. 그녀는 그저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희생양일 뿐이었다. 우스운 것은 그녀가 이 오랜 세월 동안 이 결혼에 대한 기대를 품고 여전히 그 남자가 만들어낸 환상 속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분명 그녀는 그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현재의 주성호야말로 그의 진짜 모습이라는 것을 일찍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외면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피하기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 현실을 마주할 때가 되었다. 힐리우스로 돌아가는 길 내내 추영자는 모든 것을 머릿속에서 정리했다. 그 남자를 마음에서 완전히 도려내야 한다. 이제 더는 이 이미 썩어버린 결혼 생활에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기사는 차 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채고는 감히 입도 열지 못하다가 차가 저택의 정원에 도착하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회장님, 도착했습니다." "그만 가 봐. 내일 아침에 여기로 데리러 오면 돼." 말을 마친 추영자는 한 손으로 치맛자락을, 다른 손으로는 가방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집 안에서는 메이드들은 청소를 하고 야식을 만들었다. 며칠 만에 나타난 그녀의 모습에 메이드들이 깜짝 놀랐지만 이내 고개를 숙이고 인사했다. "사모님."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던 어르신은 소란스러운 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막 입을 열어 몇 날 며칠을 집에 돌아오지 않은 것에 대해 따질 참이었다. 결혼한 몸으로 외박이라니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집안일도 돌보지 않고 남편과 시어머니를 내버려두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그러나 추영자는 그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냉랭한 표정으로 하이힐도 벗지 않고 그대로 계단을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