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6장

레스토랑에 도착한 후 성승윤은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안쪽으로 걸어갔다. 시선을 돌려 창가 쪽을 바라보자 젊은 여자가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여자는 길고 갈색빛이 도는 웨이브 머리를 뒤로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채 우아하게 커피잔을 들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창가에 내리쬐는 햇살이 그녀의 희고 매끈한 옆얼굴을 비추는 순간, 성승윤의 심장은 갑자기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걸음을 재촉하며 다가가 부드러운 미소로 인사를 건네려던 찰나, 상대도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시여진의 얼굴을 똑똑히 확인한 순간 성승윤의 미소는 살짝 굳어지고 조금 전까지 요동치던 심장도 무덤덤해지며 눈빛 속에 실망감이 스쳐 지나갔다. 기품 있는 분위기를 가진 여자지만 얼굴은 그저 평범한 수준으로 심지어 방민아보다도 나을 게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배경을 떠올리자 성승윤은 금세 얼굴에 다시 웃음을 지으며 능숙하게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성승윤입니다. 시여진님 맞으시죠?” 시여진은 커피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한번 훑어보더니 그의 얼굴에서 잠시 시선을 멈추고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성승윤 님, 편하게 여진이라고 불러 주세요.” 상대의 친근한 말투에 성승윤은 속으로 그녀를 비웃었다. 그는 외모도 출중할뿐더러 집안 배경까지 고려하면 이 지역에서 최상위 계층에 속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만약 시여진이 그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면 시여진은 정말 안목이 없는 여자인 것이다. 그는 비록 속으로 시여진을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그녀를 함부로 대할 수는 없기에 바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저도 격식은 삼가할 게요. 여진 씨, 저도 그냥 승윤이라고 불러 주세요.” 시여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마주 앉았고 성승윤이 종업원을 불러 주문을 했다. 그는 시종일관 신사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시여진의 취향과 기호를 세심하게 배려했다. 심지어 직접 그녀의 찻잔에 차를 따라주며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시여진은 처음부터 성승윤의 행동을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