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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장

여경은 그렇게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다시 돌아와 추영자에게 휴대폰을 건네주었다. "잠시만 여기서 기다려 주시면 상황을 좀 보고 오겠습니다." 여경이 당부한 후 다시 휴게실을 나갔다. 추영자는 그녀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휴대폰으로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곧바로 연결되었다. “대표님." 그녀는 지체할 시간이 없어 간단하게 말했다. "손 비서, 지금 해결해야 할 일이 있으니 당장 경찰서로 와. 주소 찍어줄 테니까 최대한 빨리 와야 해." 전화기 너머 손 비서는 그녀의 어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는 더 묻지 않고 곧바로 대답했다. "네, 바로 가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추영자의 마음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맴돌았지만 지금으로선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20분가량 홀로 앉아 시간을 보내던 추영자는 점차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여경이 돌아오지 않아 아무도 물어볼 데가 없었다. 결국 추영자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나가서 상황을 확인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이 먼저 열리며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개를 들자 그 남자 뒤로 익숙한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녀의 얼굴은 순간적으로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문을 연 남자는 정작 이 상황을 눈치채지 못한 채 뒤를 돌아 주성호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주 회장님, 이런 일은 전화 한 통이면 될 텐데 직접 오실 필요까지야.” 그제야 남자는 방 안에 서 있는 추영자를 발견하고 잠시 당황했지만 금세 정신을 차리며 그녀의 안색이 안 좋은 것도 모른 채 말을 이었다. "사모님, 회장님께서 마중 나오셨습니다." 추영자는 주먹을 꽉 쥔 채 창백한 얼굴로 주성호를 노려보았다. 검은색 리미티드 정장을 입은 주성호의 위엄 있는 모습은 나이를 전혀 느끼게 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품위 있게 보일 정도였다. 추영자가 자신을 바라보자 주성호의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가 번졌는데 마치 말을 듣지 않는 강아지를 보는 듯한, 일시적으로 자유를 준 것이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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