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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장

심자영과 강도현이 함께 도와주자 짐 정리는 금세 끝났고 그들은 곧장 옆집으로 향했다. 강도현은 이미 오후에 재료 손질을 모두 해두었다. 날씨가 추워서 음식을 미리 다 만들어 놓으면 금방 식어버릴까 봐 채소와 고기는 다듬기만 하고 아직 볶지 않은 상태였다. 다만 갈비탕은 진작에 푹 끓여둔 후 계속 약한 불에 올려두어 따뜻하게 유지하고 있었다. 강도현은 심자영에게 도서화 모녀의 입맛을 미리 물어봐 달라고 한 뒤, 거기에 맞춰 두 가지 반찬을 더 준비하려고 했지만 워낙 요리에 서툴렀기에 재료 준비와 설거지 등을 도맡았고, 심자영이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 서서 요리를 시작했다. 거실에서는 애니메이션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고, 주방에는 따뜻하고 잔잔한 공기가 감돌았다. 강도현은 채소를 씻으며 눈길이 자연스레 심자영 쪽으로 향했다. 심자영은 팬을 응시한 채 요리에 몰두하고 있었기에 그의 시선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높게 묶은 포니테일, 파란 앞치마를 입고 따뜻한 부엌 안에서 부드럽게 요리하는 그녀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는데 그 모습에 강도현은 심장이 살짝 멎는 듯했다. 문득, 그가 심자영을 처음 만났던 날이 떠올랐다. 그날 누군가에게 떠밀려 부딪힌 그녀가 놀라 허둥대며 사과하던 모습은 마치 겁먹은 토끼 같았다. 그 후, 고속버스 안에서 다시 마주쳤을 때 그는 그녀가 일부러 자신을 따라온 줄로 오해했고 그녀의 눈부신 얼굴을 보자 떠오른 그 사람 때문에 마음속에 경계심이 일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그는 정말 어리석었다. 진주를 유리구슬로 착각하고 그녀를 그 사람과 닮았다며 거리를 두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보니 어디 하나라도 닮은 구석이 있었던가? 강도현은 얇게 미소를 지었다. 심자영은 절대 남한테 기대 살아가려는 덩굴 같은 여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꿋꿋하게 제힘으로 버티며 피어나는 능소화 같았다. 밝고 강인하며, 동시에 따스하고 부드러운 사람. 그의 시선은 점점 깊어졌고, 너무 집중한 나머지 자신이 그녀를 그렇게 오래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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