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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장

하지만 주성호의 얼굴에 드리운 차갑고 엄한 표정은 장미숙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두려움에 침을 꿀꺽 삼키며 온몸이 굳어버렸다. 계획대로라면 이 시간쯤 그 일이 이미 끝나야 했다. 추영자가 어떻게 아직 살아 있을 수 있지? 지금쯤이면 불길에 휩싸여 흔적도 없이 사라져야 했다. 그런데 어떻게 주성호한테 전화를 걸 수가 있지? ‘대체 무슨 말을 한 걸까? 왜 주성호가 날 이렇게 노려보고 있는 거야?’ 그 시선에 장미숙은 등골이 서늘해지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순간적으로 그녀는 주성호가 모든 걸 꿰뚫어 본 것만 같았다. ‘안 돼. 이 일만큼은 절대 들켜선 안 돼.’ 장미숙은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어색하게 얼굴을 문질렀다. “왜 그렇게 뚫어져라 봐? 내 얼굴에 뭐 묻었어?” 하지만 주성호는 여전히 그녀를 바라봤다. 관찰하는 듯, 혹은 심문이라도 하는 듯한 그 눈빛. 그 무겁고도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장미숙은 다리가 풀릴 것 같았고 등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심장이 약했더라면 벌써 표정 관리가 안 돼서 들켜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입을 열었다. “성호 오빠, 왜 그래? 내가 뭐 잘못 말했어? 그냥 경민이가 비록 언니 친아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명목상 언니 아들이잖아. 그런 큰일이 났는데 언니한테도 얘기해서 병원에 오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잘못 생각한 거면 말 안 할게. 화내지 마.” 장미숙은 그렇게 말하더니 입술을 꾹 깨물고 고개를 돌리며 억울함을 꾹 삼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거친 손이 갑자기 그녀의 턱을 움켜쥐었다. “앗...!” 장미숙은 억지로 고개가 돌려지며 주성호의 눈을 마주 보게 됐다. 그의 깊고도 어두운 시선에 장미숙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주성호는 눈을 떼지 않은 채 낮고 무표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숙아, 너 혹시 별장에서 불난 거 알고 있어? 오늘 밤 어쩌다 이렇게 많은 우연한 사고가 한꺼번에 생겼을까? 네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들어오고 경민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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