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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장

주성호가 거절할까 봐 장미숙은 눈가가 붉어진 채 애처롭게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혹시 언니가 와서 나 보면 기분 나빠할까 봐 걱정돼서 그래? 걱정 마. 절대 민폐 안 끼칠게. 나 그냥 경민이가 무사히 병실에서 나오는 거 보고 떠날 거야. 언니 기분 상하게 할 일도 없을 거고.” 주성호는 묵묵히 그녀를 바라봤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눈빛이었다. 몇 초쯤 지나서야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장미숙은 안도의 숨을 길게 내쉬며 그제야 주성호의 손을 놓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그녀는 전보다 더 초조하고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추영준조차 못 본 척할 수 없을 정도였다. 추영준은 아직 추영자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몰랐기에 장미숙이 이렇게 초조해하는 게 혹시 주경민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자기 딸이 재벌가에 시집 못 가게 될까 봐 그러는 거라 짐작했다. 굳게 닫힌 수술실 문을 바라보며 그는 장미숙의 속내에는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마음속으로 주경민의 무사함을 빌었다. 한편, 병원으로 향하는 차는 빠른 속도로 달렸다. 30분 후 추영자는 무사히 병원에 도착했다. 그녀는 자신의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고 황급히 병원 안으로 들어섰다. 고승민은 다른 두 명의 경호원에게 기사와 함께 밖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한 뒤 직접 그녀를 따라갔다. 수술실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추영자는 주성호 일행을 발견했다. 그녀의 시선은 주성호를 스치듯 지나쳐 장미숙에게 잠시 머물렀다가 곧바로 추영준에게 옮겨졌다. “영자야...” 주성호가 다가오며 그녀의 상처를 걱정하려 했지만 추영자는 그를 무시한 채 곧장 추영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미 차에서 주경민에게 추영자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전해 듣긴 했지만 막상 추영자의 처참한 모습을 직접 본 추영준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지금 추영자의 모습은 너무도 처참했다. 얇은 홈웨어 차림에 헝클어진 머리칼, 창백을 넘어 거의 투명해진 얼굴, 핏기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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