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3장
“역시 주씨 가문에서 평생을 일하셔서 그런지 그분에게 정말 충성심이 대단하시네요. 이렇게 된 마당에 아직도 그를 위해 나한테 굴복하라고 설득하시다니. 하지만...”
추영자는 분노가 드러난 얼굴로 집사의 폴삭 삭은 얼굴을 차갑게 쏘아보며 물었다.
“왜 무조건 내가 자세를 낮춰야만 하는 거죠? 왜 그 사람 허락이 없으면 내가 양보해야 하는 거죠? 나도 사람이에요. 물건도, 길거리의 유기견도 아니에요. 기분 좋을 때는 쓰다듬고 싫어지면 발로 차내듯 내버리는 장난감이 아니라고요!"
“애초에 상처를 준 쪽은 그쪽이에요. 난 그저 그 사람을 떠나고 싶었을 뿐인데 왜 다들 날 놓아주지 않는 거죠? 심지어 내 목숨까지 걸고 그를 떠나려 하는데 왜 아무도 나를 이해하고 지지해 주지 않는 거죠?”
“집사님, 이게 정말 나한테 공평한 일인가요?”
‘공평하지 않습니다.’
집사는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이 일이 추영자에게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먼저 잘못을 저지르고 상처를 준 쪽은 주성호였다.
추영자는 그 정도로 실망하지 않았다면 절대 이혼을 요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심지어 자신의 생명까지 걸고 그를 떠나려 했다.
하지만 그는 말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가 충성해야 하는 사람은 오직 주성호뿐이기 때문이다.
집사는 가슴 깊이 슬픔이 밀려왔고, 곧이어 죄책감에 짓눌렸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동요도 비치지 않았다.
마치 추영자의 말이 그의 마음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은 듯이 말이다.
그는 추영자를 설득하려 했고 그녀의 확고한 마음을 부수려고 했다.
“사모님, 사모님이 억울하신 건 저도 압니다.”
집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 몇 년간 저도 눈여겨봤습니다. 회장님이 사모님에게 잘못했죠. 하지만 그분과 장미숙 씨는 사모님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런 관계는 아닙니다.”
“그런 관계인지, 아닌지가 중요한가요?”
추영자는 싸늘하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원하는 건 주성호가 날 놓아주고 나와 이혼하는 거예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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