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5장
이 말은 하나의 함정이었다.
만약 메이드가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대답했다면 그 함정을 피해 갔을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질문에 대답하면 누군가가 실제로 왔었다는 증거가 되며 집사는 그녀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그 누군가가 그녀와 어떤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집사는 그녀가 그 사실을 알지 않기를 바랐다.
메이드는 입을 열려던 순간 갑자기 무언가를 떠올린 듯 신중하게 대답했다.
"사모님, 아마 잘못 들으신 것 같아요.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그녀의 표정은 매우 담담했고 심지어 약간 어리둥절해 보이는 것이 마치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추영자가 볼 수 없는 곳에서 메이드는 몸을 긴장시키며 혹시라도 들킬까 봐 두려워했다.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논쟁 소리는 정확히 들을 수는 없었지만 분명히 들었었다.
그때 메이드는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다 음식을 가지러 부엌에 내려갔을 때에야 심자영의 친구 허수빈이 추영자를 만나러 왔다가 심지어 위층으로 들이닥칠 뻔했는데 집사가 막아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여 누군가 굳이 입을 다물라는 말은 하지 않았어도 메이드는 함부로 추영자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가 없었다.
이 저택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그녀들은 어떤 말은 하면 되고 어떤 말은 하면 안 되는지를 배웠었다.
추영자는 그녀를 한참 관찰하다가 점차 실망감에 사로잡혔다.
정말 환각이었나?
하지만 왜 자꾸 불안한 걸까?
추영자가 더는 쳐다보지 않자 그제야 메이드도 마음이 진정되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추영자가 또 말을 꺼낼까 봐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사모님, 이러다 음식 식겠어요. 제가 모실게요.”
원래도 머릿속이 어지러웠기에 추영자의 생각은 금세 그 말 한마디에 끊겨 더는 이어지지 않았다.
“부탁할게.”
추영자가 손을 들어 올리며 말하자 메이드는 곧장 그녀의 팔을 부축해 소파로 향했다.
한참 뒤에도 추영자가 아까 일에 대해 말을 꺼내지 않으니 그제야 메이드는 완전히 시름을 놓고 추영자의 뒤에서 안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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