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같은 시각, 블루웨일 다이닝 입구.
창백한 얼굴로 길가에 선 임소율이 가방끈을 쥐어뜯고 있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손님.”
왕 팀장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거절의 여지가 없는 단호한 태도로 그녀를 막아섰다.
“오늘 다른 분께서 저희 레스토랑 전체를 빌리셨습니다. 고객님과 동행분께서 결제하신 금액은 전액 환불해 드렸으니 부디 다른 날에 찾아주시죠.”
임소율이 분노에 온몸을 떨었다.
“농담이죠? 블루웨일이 언제부터 대관이 가능했다고!”
어렵게 예약한 자리를 하루아침에 앗아간 것도 모자라 배승호와의 저녁 식사 자리를 유채하에게 빼앗겼다는 사실이 그녀를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임소율이 이를 갈며 회전 홀 쪽을 노려보았다.
“유채하가 일부러 날 난처하게 하려고 이러는 거죠? 내가 선배님과 대화했다는 이유로?”
왕 팀장의 표정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그저 말없이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아가씨의 결정은 저희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임소율이 손에 들고 있던 냅킨을 힘껏 바닥에 내던졌다.
“좋아, 어디 두고 보자고!”
그녀가 발을 굴리며 식당을 떠났다.
하이힐 소리가 차갑게 복도에 울려 퍼졌다.
유채하는 밤이 깊어진 후에야 저택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차가 천천히 멈춰 섰다.
문을 열고 내리던 유채하의 머릿속에 시스템 알림음이 울렸다.
[배승호 호감도 29%. 30%까지 1% 남음]
잠시 멈칫했으나 이내 차에서 내린 유채하였다.
앞으로 두 걸음 나아간 그녀가 불현듯 뒤로 돌아섰다.
손가락으로 창문을 두드리자 배승호가 놀란 듯 눈을 빛내다 이내 차창을 내렸다.
“왜?”
그의 목소리에는 본인조차 깨닫지 못한 기쁨이 섞여 있었다.
눈빛은 밝게 빛나고 있었고 그 속에는 은근한 기대가 깃들어 있었다.
“생각이 바뀐 거야?”
유채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붉은 입술을 비틀어 올렸다.
몸을 숙여 차창 가까이 다가가자 가슴골이 은근하게 드러났다.
배승호의 목젖이 크게 흔들렸다.
무의식적으로 몸을 앞으로 내밀었지만 막 입술이 닿으려는 순간 유채하가 몸을 재빨리 뒤로 뺐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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