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바이크가 강가에 멈춰 섰고 엔진 소리가 천천히 잦아들었다.
서현우가 헬멧을 벗자 땀에 젖은 앞머리가 이마에 들러붙은 것이 보였다.
서현우는 고개를 돌려 뒤에 앉아 있는 유채하를 바라봤다. 유채하를 바라보는 서현우의 눈빛은 맑고 투명했다.
“여기 풍경 괜찮지? 나... 나 여기 자주 와.”
유채하는 헬멧을 벗고 내려 긴 머리를 스치는 밤바람을 느꼈다.
강 건너편의 불빛이 물결에 반사되어 흔들렸다.
“음, 조용하네.”
유채하가 바이크에서 내렸다.
하이힐이 돌바닥 위에서 또각또각 소리를 냈다.
서현우는 급히 따라오면서 손을 들었다가 내렸다.
유채하의 손을 잡아줄까 말까 망설이는 것 같았다.
“계단 조심...”
서현우가 작게 중얼거렸다.
유채하는 곁눈질로 서현우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왜 그렇게 긴장해? 내가 넘어질까 봐?”
서현우의 귀 끝이 붉어졌고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 그냥...”
결국 끝까지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유채하와 발걸음을 맞춰 뒤따랐다.
두 사람은 강가를 천천히 걸었다.
밤바람에 강물 냄새가 실려 왔다.
“저기...”
서현우가 걸음을 멈추고 용기를 내 말했다.
“나 할 말 있어.”
유채하는 몸을 돌려 달빛 아래에서 서현우를 바라봤다. 달빛을 받은 서현우의 얼굴은 더욱 청초하고 차가워 보였다.
“말해 봐.”
서현우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리고 긴장감에 바이크 키를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다.
“나... 나는 강이현이랑 배승호, 둘 다 너한테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
유채하는 한쪽 눈썹을 올렸다.
“그래?”
“강이현은 그냥 책벌레잖아. 공부 말고 할 줄 아는 게 뭐 있어?”
서현우는 점점 흥분했다.
“배승호는 더 하지, 하루 종일 머릿속에 돈밖에 없어...”
이윽고 서현우가 한발 다가섰다.
달빛 아래서 서현우의 표정은 더 진지해 보였다.
“채하, 너... 나, 나랑만...”
“서현우.”
유채하가 갑자기 말을 끊었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이제 가야 돼.”
서현우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멈췄다.
눈에 깃들었던 희망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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