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임유라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자신의 힘으로 문을 밀었다.
그 안의 내용물에 그녀는 깜짝 놀라 숨 쉬는 것조차 잊을 뻔했다.
그 안에는 온통 그녀의 사진뿐이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심지어 그녀가 당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까지 상세히 적혀 있었다.
그녀는 8살의 자신이 사준표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았다.
10살의 자신은 사준표의 등에 업혀서 환하게 웃으며 소년의 목을 껴안고 있었다.
12살, 그들이 헤어질 때 그녀의 붉게 충혈된 눈동자도 있었다.
그 후로 그녀의 성장 과정에서 사준표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는 줄곧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어린 시절의 추억들은 먼지 쌓인 과거를 들추는 오래된 사진첩 같았다.
육시훈을 알기 전, 그녀와 사준표는 이렇게도 친밀한 사이였던 걸까.
사준표가 그녀 곁으로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지난 모든 날 동안 난 널 지켜봐 왔어. 유라야, 하지만 그때의 혼약이 어린 시절의 일임을 알기에 그저 기다렸어.”
그의 눈빛이 깊어졌다.
“다행히도 널 다시 만났어. 이번엔 나에게 기회를 줄 수 있을까?”
이렇게 며칠 동안 함께 지내며 사준표가 보여준 따뜻한 마음은 눈에 보일 정도였으니 임유라가 그에게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너무나도 꿈만 같아서, 이것이 또 다른 함정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녀는 겁쟁이라 자신의 남은 인생을 걸 만큼 용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사준표의 눈빛은 너무나도 솔직하고 뜨거워서, 그녀의 심장을 달구며 목소리까지 울렁이게 했다.
“무서워요... 준표 오빠, 난 이미 한 번 모든 걸 잃어봤단 말이에요.”
남자는 그녀 옆에 앉아 단호하게 말했다.
“유라야, 너는 앞으로 더 나아질 거야. 네 미래는 점점 더 빛날 거야. 아직 두려움이 남아 있다면 네가 날 받아줄 때까지 기다릴게. 계속 기다릴 거야.”
그 말에 임유라는 다시금 가슴이 찡해오는 감동을 느꼈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남자의 품으로 달려갔다.
사준표는 그녀의 귓가에 살며시 입을 가져갔다.
“이제 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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