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화
“전 그런 뜻이 아니에요!”
강희진은 다급히 부인하며 황망히 무릎을 꿇고 사죄하였다.
“그저 묻는 말일 뿐이다. 이제 너는 비마마이거늘, 내 앞에 무릎을 꿇다니, 체통을 지켜야지. 어서 일어나거라.”
강상목이 이 말과 함께 손을 내밀어 그녀를 부축하려 하자 강희진은 이를 악물고 억지로 겁먹은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전 잘 알고 있어요. 언니야말로 진정한 비마마이시니, 제가 언니를 섬김은 당연하며 감히 그 선을 넘을 생각은 없습니다.”
이미 첫번째 생을 겪었으니 강희진은 강상목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다정다감한 듯 보이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저의를 품은 시험이었고 마음을 놓는 순간, 곧바로 덫에 걸리기 십상이었다.
역시나, 그 말을 듣자 강상목의 눈빛에 가느다란 안도의 기색이 스쳤다.
“어서 일어서거라. 이곳은 병영이니 보는 눈이 많다. 누가 보면 괜한 말이 나올 수 있단다.”
그제야 강희진은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방금 전 네가 한 말, 모두 마음에 새겼다. 시일이 좀 더 지난 후, 네가 날 만족시켜 준다면 너와 네 어미가 만날 수 있도록 직접 마련해주마.”
강상목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태연히 거절의 말을 내놓는 걸 보고 강희진은 속으로 냉소를 머금었다.
‘시일이 지난 후’라... 일 년, 십 년이 지나도 그런 날은 없을 것이다. ‘만족’이라니, 그 기준 또한 저 자의 손에 달린 일. 그저 달콤한 미끼로 자신을 계속 부려먹기 위한 허울 좋은 말에 지나지 않는다.
“감사합니다, 대감. 소녀, 반드시 최선을 다하여 대감의 뜻을 저버리지 않겠어요!”
그 조롱을 꾹 삼키며 강희진은 눈가에 금방이라도 눈물이 맺힐 듯 얼굴을 밝히고 강상목의 옷자락을 꼭 붙들었다. 마치 한없는 감사에 벅찬 이처럼 말이다.
“내가 한 말을 잊지 마라.”
강상목은 목소리를 낮춰 오직 자신과 강희진만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나직이 속삭였다.
“너를 궁에 들게 한 이유 중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바로 황자를 잉태하는 일이니라. 그 일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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