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화
강희진은 심장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강상목이 원래도 자신을 경계하거늘, 지금 이 순간 초월을 위해 변명이라도 하다간 오히려 그의 의심을 더욱 키우게 될 터였다.
점점 무거워지는 침묵 속, 문득 초월이 무릎을 꿇었다.
“전 평소부터 대감의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대감께서는 대주에 드문 충신이라 들었고 제가 마마님을 모시게 되었을 때부터, 언젠가 대감을 한 번 뵐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오늘 이렇게 뵙게 되자 순간 대감의 위엄에 놀라 그만 예를 잊고 말았으니 부디 저의 무례를 용서하여 주세요.”
말끝마다 조심스럽고 바들바들 떨고 있었는데 그 모양새가 마치 겁 많은 병아리 같았다.
“허허, 그런가.”
강상목은 호쾌하게 웃어 보였다.
“내가 사람을 잡아먹는 것도 아닌데, 다음부턴 나를 보았다고 그리 사색이 될 필요는 없단다. 원주 곁에서 일한다면 더더욱 담력을 길러야 하지.”
말끝이 가벼운 걸 보니 초월의 아첨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듯, 금세 기분이 좋아진 눈치였다.
“대감의 교훈을 잊지 않겠습니다.”
초월은 고개를 깊이 숙이며 힘주어 대답했다.
그의 검은 장화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에야 비로소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어서 일어나.”
강상목이 자리를 떠난 것을 확인한 뒤, 강희진이 초월에게 말을 건네며 먼저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초월은 그대로 자리에 굳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서 있었다. 그 눈동자 속에는 아직까지 복수심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강희진은 그런 초월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그녀 앞에 조심스레 찻잔을 내밀었다.
초월이 강상목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그녀 또한 잘 알고 있었다. 방금 그 무례가 의도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자칫 의심을 살 뻔했던 그 상황은 다행히 잘 넘겼다.
“고맙습니다.”
초월은 찻잔을 받아 들고는 손까지 떨며 겨우 입에 가져갔다.
그가 누구던가. 바로 그녀 일가를 몰살시킨 원수 아닌가. 눈시울이 붉게 물든 채 물을 마시다 끝내 뺨을 타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강상목은 본래 의심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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