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화
그날이 오면 목숨을 보존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거늘, 하물며 훗날 중궁의 자리를 넘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설마 네 몸에 상처가 몇 줄 있다 하여 내가 스스로 몸에 칼을 들이란 말이냐.”
강원주는 지독히도 내적 갈등을 치렀으나 끝내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것까진 없지요. 어차피 언니께선 폐하를 모시는 일이 없으시니 제 생각엔 어깨의 상처만 옮겨 붙이면 될 듯합니다.”
강희진은 마치 염려하는 듯, 한발 물러서는 체하며 말했다.
애당초 선우진의 명에 따라 그녀의 어깨 상처는 권 어의가 며칠 간격으로 찾아와 치료를 도맡고 있었다.
강원주는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으나 얼굴에 드러나는 혐오감은 감추지 못하였다.
“다만 이 일을 누가 집도하는 것이 좋을까요...”
강희진은 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말했다.
“동월을 시키거라.”
강원주는 불쾌한 기색으로 쏘아붙였다.
“마마! 제가 어찌 감히 마마의 몸에 칼을 댄단 말씀이옵니까!”
동월은 겁에 질린 눈빛으로 손사래를 치며 뒷걸음질쳤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어서 하거라.”
강원주는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지금은 그저 일이 마무리되어 편히 궁안으로 돌아가고픈 심정뿐이었다.
동월은 할 수 없이 손을 떨며 단도를 받아 들었다.
강원주는 좌상에 걸터앉아 옷자락을 걷어 팔을 드러냈고 그 옆에 선 강희진은 자신의 어깨를 젖혀 상처 자리를 보였다.
상처는 어느 정도 아문 듯했으나 가장자리는 여전히 살이 엉기고 있었다.
동월은 그 자리를 본떠 강원주의 어깨 같은 자리에 조심스레 칼을 그었다.
너무도 긴장한 탓에 그녀의 손놀림은 지극히 느렸고 그로 인해 강원주는 한 시간 내내 참을 수 없는 통증에 시달려야 했다.
칼끝이 맨살을 가르고 붉은 선 하나가 살 속을 비집고 들어가는 광경을 눈앞에서 지켜보자, 강원주는 온몸을 부르르 떨며 비명소리를 연이어 내질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희진은 아주 고소했다.
“마마, 다 되었사옵니다.”
마침내 동월은 몸을 떨며 간신히 말을 잇는다.
이제 강원주는 지쳐 쓰러질 듯,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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