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화
초월의 낯빛엔 걱정이 가득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가가 붉게 물들어 있는 것이 방금 전까지 눈물을 흘렸던 듯하였다.
강희진은 잠시 멈칫했다.
“나는 괜찮아. 너무 염려 마.”
마음속 가장 깊은 곳이 스치는 듯, 무어라 말 못할 감정이 일었다.
“오늘 네 덕분에 정 내관님을 급히 모실 수 있었어. 그래서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
정신을 가다듬은 강희진이 고개를 들어 초월에게 깊은 감정이 어린 눈길을 보냈다.
그녀 혼자 힘만으론 선우진을 불러올 수 없었다. 초월이 없었다면 강희진은 오늘 밤 영녕궁 밖에서 무릎을 꿇은 채 차디찬 밤을 견뎌야 했을 것이다.
“아씨가 영리하셨던 거예요. 미리 정 내관님과 관계를 닦아 두셨잖아요.”
초월이 미소 지으며 대꾸했다.
“가을 사냥을 앞두고 강원주를 귀가시키던 날, 아씨가 저더러 함께 궁을 나서게 했을 때만 해도 저는 그저 심부름이나 하러 가는 줄 알았지요.”
이제 와 그때 일을 떠올리니 초월의 마음속엔 절로 감탄이 일었다. 강희진은 일찌감치 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 말고는 궁 밖에 나와 가까운 이가 있을 리가 없잖아.”
강희진의 미소엔 어딘가 씁쓸한 기운이 스며 있었다.
분명히 아버지가 있고 법도대로라면 강씨 가문 역시 그녀의 집이어야 하건만 그토록 가까워야 할 이들이 그녀를 나락으로 밀어 넣은 이들이라니.
“헌데 저는 아씨가 어찌 정 내관님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가 궁금해요.”
강희진의 침묵을 눈치챈 초월이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정허운은 내명부를 총괄하며 두 황제를 섬긴 노 내관이었다. 사계절이 몇 번을 바뀌고도 남는 세월 동안, 궐문 밖을 한 발짝도 나선 적이 없었으니 누가 그에게 외부의 가족이 있으리라 생각이나 했을까.
“그분을 끌어들이려면 무엇을 아끼고 무엇을 중히 여기는지를 살피는 수밖에. 그 사실은 나도 우연히 알게 되었을 뿐이야.”
강희진은 담담히 대답했으나 그 내막은 따로 있었다.
사실 그녀는 전생에 이미 알고 있던 일이다.
그녀는 아직도 기억한다. 초월이 처음으로 여관에 임명되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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