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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이런 모질고도 치졸한 수모야 자라면서 셀 수도 없이 겪어온 일이니, 강희진으로선 이미 아프지도 쓰리지도 않은 상처일 뿐이었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거운 김과 함께 약탕 냄비에서는 끓는 소리가 퍼져나왔고, 그 쓴내가 부엌 가득히 진동하였다. 시간을 가늠한 강희진은 소매 속에서 조그마한 봉지를 꺼냈다. 손톱만한 크기의 봉지 안에는 가루가 들었는데 그녀는 그것을 냄비 속에 말끔히 털어넣었다. 이어 곧장 종이봉투는 화구 아래로 던져넣었다. 그 모든 동작이 물 흐르듯 매끄럽고도 날래, 허점 하나 잡히지 않게 이루어졌다. “약은 다 되었느냐?” 곧이어 하선이 부엌으로 들어서며 물었다. “마침 이제 막 끓어올라.” 강희진은 담담히 답했다. “어서 그릇에 덜어 들고 가거라. 마마께 올려야지.” 강원주를 업은 믿음 덕에 하선의 말투는 날로 거만해졌고 말끝마다 잘난 체가 묻어났다. 모르고 보면 그녀가 궁의 상궁쯤 되는 줄 알 일이다. 강희진은 그런 이들의 천박한 성정을 익히 알기에 굳이 다툴 생각조차 없었다. 하선이 지켜보는 눈앞에서 조용히 약을 그릇에 덜어내어 정전으로 향했다. 그 시각, 강원주는 자리에 반쯤 비스듬히 기대 앉아 춘희가 알알이 까주는 포도를 입에 받아먹고 있었다. 매달 삼천 송이 올리는 공물 포도 중 이천 송이가 명광궁으로 흘러드는 것만 보아도 선우진의 총애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약을 건네받은 강원주는 얼굴을 찡그리며 단숨에 들이켰다. “아, 써서 죽을 지경이네!” 마음속 불쾌함을 쏟아내듯, 그녀는 손에 들린 그릇을 바닥에 내던졌다.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사기 그릇이 산산이 부서졌고 파편 하나가 튀어 강희진의 손등을 그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손등의 피를 소매로 감추고 말없이 한걸음 물러섰다. “열흘 뒤면 추석 연회라는데, 내 어깨 상처가 그때까지 나을 수는 있는 것이냐?” 강원주가 물었다. 입궁 후 처음으로 참석하는 궁중 연회였다. 강원주로서는 이번 기회를 기어이 틀어쥐어 모두의 시선을 자신에게 모으고 싶었다. 모두의 눈앞에서 자신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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