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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선우진은 말없이 탁윤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불이 났을 때 제가 직접 이 아이를 구했습니다. 화재 당시에도 제 곁에 있었지요. 폐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겨우 궁녀 하나가 제 눈앞에서 불을 지른다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 아이가 분신술이라도 쓰지 않는 이상 말입니다.” 탁윤은 반박의 여지를 남기지 않으며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상황이 반전될 기미를 보이자 강원주는 속으로 벅차오르는 기쁨을 꾹 눌러 삼키고는 간절한 눈빛으로 선우진을 바라보았다. 이때 구월국 사신들이 서둘러 도착해 탁윤의 뒤편에 나란히 섰고 무사함을 확인하자 저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현장은 마치 일촉즉발의 전장을 방불케 했다. 그 가운데에 선 강희진은 무게를 알 수 없는 시선과 분위기에 눌린 듯 어깨가 천근만근 무거워졌다. “황자의 말이 옳소. 짐이 경솔했소. 하마터면 괜한 누명을 씌울 뻔했군.” 잠시 후, 선우진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말과는 달리 그가 강희진을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히 싸늘하고 날카로웠다. 탁윤은 대주국 황제의 의심 많은 성정을 누구보다 잘 알 텐데도, 이토록 민감한 자리에서 대놓고 궁녀 하나를 두둔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선우진은 더욱 의심을 거두지 않을 터였다. 강희진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 그녀 편에 서줄 수 있는 이는 결국 탁윤뿐이었다. “한데 대주국의 목수란 자들은 어찌 된 겁니까? 불 하나 났다고 근처가 다 타버릴 줄이야. 그것도 하필이면 궁궐 안에서라니, 쯧...” 탁윤은 불만을 숨기지 않고 혀를 찼다. 대놓고 비아냥대는 그의 태도에 일부 혈기왕성한 대신들이 불쾌한 기색을 보였지만 감히 나서서 반박하는 이는 없었다. 선우진의 눈치가 무서웠기 때문이다. “이미 화재의 원인도 드러났고 다친 이도 없으니, 흥을 깨뜨리지 말고 이만 등용전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소.” 선우진은 탁윤의 빈정거림을 못 들은 척하며 뒤돌아섰다. “폐하, 잠시만요. 청이 하나 있습니다.” 탁윤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며 싱긋 웃었다. 선우진은 걸음을 멈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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