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화
일순간 강원주는 연회장의 모든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
탁윤의 말에서 이미 마음속 인물은 정해졌다는 것을 알아챈 주변 여인들은 안도한 기색으로 숨을 돌렸다.
그러면서도 강원주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은근한 동정이 담겨 있었다.
“민빈마마께서 원치 않으신다면, 굳이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탁윤은 이내 흥미를 잃은 듯 말끝을 흐렸다.
“구월국의 황녀와 같은 자리에 설 수 있는 영광을 누가 마다하겠소. 민빈께서 원치 않으실 리가 있겠소.”
그러나 단상 위에서 들려온 선우진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막 한숨을 돌리려던 강원주는 그 말에 숨이 턱 막혔다.
안도할 틈도 없이 선우진의 말 한마디에 다시금 풍랑 속으로 떠밀려간 기분이었다.
이 모든 광경을 강희진은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탁윤의 뒤편에 서서 마치 자신과 아무 관련 없다는 듯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선우진은 말을 마친 뒤 곧장 강원주를 바라보았다.
얼굴에 웃음이 어리긴 했으나 가늘게 내려뜨린 봉안은 강한 압박감을 내뿜고 있었다. 숨조차 쉬기 버거울 정도로 말이다.
강원주는 반사적으로 강상목에게 눈길을 보냈다. 도움을 구하고자 한 것이었지만 강상목은 고개를 돌린 채 그녀를 외면하고 있었다.
강원주는 끝내 체념한 듯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소첩이 한 곡조 올려 흥을 돋우고자 합니다.”
떨리는 가슴을 다잡고는 억지로 평정을 가장하며 입을 열었다.
요즘 들어 선우진의 태도는 유난히 차가웠다. 강원주라고 해서 그 기류를 느끼지 못할 리 없었다.
만일 이번 무대에서 탁주옥에게 밀려 대주국의 체면을 구기게 된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그녀의 몫이 될 터였다. 그리되면 그가 더 실망할 게 뻔했다.
그녀는 선우진의 총애 하나 믿고 후궁 자리에서 지금껏 버텨왔다. 그 총애를 잃는다는 건 곧 모든 것을 잃는 것과도 같았다.
하필 이때 강희진이 탁윤의 손에 넘어갔으니 한동안은 도움을 받는 것도 어려울 터.
그 생각에 강원주의 불안은 더욱 깊어졌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공포와 걱정으로 사시나무 떨듯 몸을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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