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89화

끝으로 강희진은 염려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며 조심스레 탁윤에게 간청하였다. “난 이런 일에 관여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탁윤은 피식 웃으며 몸을 등받이에 기대었다. 강희진은 그제야 안도하며 다시 그의 뒤로 물러났다. 대주국이든 구월국이든 황족들의 싸움 속에서 살아남은 자라면 결코 만만할 리가 없었다. 겉으론 한가롭고 무심한 듯 보이는 탁윤이지만 그 속내가 얼마나 깊고 날카로운지 감히 헤아릴 수 없었다. ‘앞으로는 더욱 조심해야겠어.’ 강희진은 속으로 되뇌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옷을 갈아입은 탁주옥이 다시 대전에 들어섰다. 여전히 눈이 부실 만큼 선명한 진홍의 복식이었다. 피리 소리가 울려 퍼지자 그녀는 단상 위에 올라 우아하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춤은 대주국 사람들에겐 생소한 이국의 정취가 가득 담긴 것이었다. 여인의 가녀린 몸놀림, 희고 긴 팔목은 너울대는 옷소매에 감기며 꽃잎 속에서 막 날아오르려는 나비 같았다. 발끝은 가볍게 단상을 딛고 손목에 달린 방울은 피리의 장단에 따라 맑은 소리를 내었다. 소리의 운율은 피리의 빠르기에 따라 잦아들기도 하고 급해지기도 하였다. 어느새 주변의 모든 시선이 탁주옥에게 꽂혀 있었다. 강희진이 무심코 고개를 돌리자 탁윤은 이미 익숙하다는 듯 담담한 표정으로 그 춤사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들은 철저히 준비된 자들이었다. 강원주가 감당하기엔 이번 일은 그야말로 전례 없는 위기였다. 강희진은 방금 탁윤이 건넸던 질문을 떠올렸다. 이상하게도 마음 한편에 찜찜함이 남았다. 그러나 더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내 귀를 때리는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강희진은 그제야 정신을 돌렸다. 탁주옥은 대중을 향해 단정히 예를 올리고 단상을 내려왔다. 그 찬란한 붉은빛에 누구도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탁주옥의 곁을 지나쳐 멀찍이 자리한 선우진의 모습이 강희진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여전히 고고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겉으로는 옅은 웃음을 머금은 듯했지만 그 눈빛엔 차가운 거리감이 느껴졌다. 감히 다가갈 수 없을 듯한 마치 세상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