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8화
강희진은 조용히 상기시키듯 말했다.
독이 발작할 때의 고통은 그리 심각한 것이 아니었으나 이를 다른 이에게 들키면 그녀의 계획에 큰 지장이 될 수 있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지금, 나와 흥정을 하겠다는 것이냐?”
강원주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내가 주지 않으면? 그러면 약을 안 마시겠단 말이냐?”
“그런 뜻은 결코 아니에요.”
강희진은 고개를 숙인 채 낮고 또렷한 음성으로 대답하였는데 결코 비굴하지도, 그렇다고 건방지지도 않았다.
“그럼, 어서 들이켜라.”
강원주는 싸늘한 목소리로 채근하였다.
잠시 망설였지만 강희진은 이내 춘희가 내미는 약그릇을 받았다. 그러나 그녀가 너무 늦장을 부린다 여겼는지, 강원주는 불쾌한 눈빛을 번뜩이며 강희진의 머리채를 움켜잡았다.
“그깟 연기로 누굴 속이려 하느냐.”
그녀는 이를 악물며 약그릇을 들이밀었고 끓듯 뜨거운 탕약이 강희진의 입속으로 억지로 들이부어졌다.
숨 돌릴 틈도 없이 한 방울 남김없이 그녀의 뱃속으로 흘러들었다.
강희진은 숨을 헐떡이며 연거푸 기침했다. 오장육부가 다 뒤틀리는 듯했고 금세라도 속을 모조리 토해낼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앞으로 매일 묘시마다 이 약을 한 그릇씩 마셔라. 아이가 생길 때까지 말이다. 들었느냐?”
강원주는 강희진을 쏘아보았는데 그 눈동자 속에는 혐오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불쾌한 기색이 얼굴을 스쳤으나 강희진은 억눌러 삼켰다.
“지금 너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하루라도 빨리 황자를 품는 것이다. 네가 그리도 그리워하던 네 어미를 보고 싶거든 하루라도 빨리 아이를 갖고 이 궁을 벗어나는 것이 상책이겠지.”
그 말은 곧 ‘네 할 일만 해라’는 뜻이었다. 그래야 자신도 마음을 놓을 수 있다는 강원주의 계산이 엿보였다.
강원주는 미묘히 눈을 좁혔다. 바로 앞에 서 있는 여인을 바라보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질시와 증오가 들끓었다.
겉모습은 어찌 이리도 닮았는데 하늘은 왜 자신에게는 이토록 가혹하단 말인가. 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을 주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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