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9화
강상목은 딸보다 아들을 더 중히 여기는 자였다. 강원주는 비록 곱게 자라났으나 정작 아비인 강상목에게서 받은 정은 거의 없었다. 그녀의 저 고약한 성질머리도 따지고 보면 진홍월의 무른 사랑 탓이 크다.
강상목은 애초에 강원주에게 큰 관심조차 없었으니 그녀가 어떤 짓을 하든 대강 눈감아 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장자인 강신우와 차자인 강주선에게는 철저히 엄격하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강신우는 어려서부터 남다른 재능을 드러내어 열여섯에 과거에 급제해 이름을 떨쳤고,조정의 총애를 받아 곧 종사품의 벼슬을 받고 정주로 부임하였다.
강희진의 기억 속에선 전생의 강신우는 부임을 마친 후 곧바로 조정으로 돌아와 관직에 몸담았다.
그는 본래 능력도 출중했거니와, 정승인 아버지의 후광까지 더해져 출세길이 그야말로 평탄하였다.
헌데 강희진이 그를 뚜렷이 기억하는 까닭은 단지 이 때문만은 아니었다.
강희진은 열다섯이 되기 전까지 강신우를 제법 좋아했다.
그는 성품이 온화하고 사람을 대함에 있어 늘 따뜻하였다. 온 집안에서 어머니를 제외하고 그녀에게 진심으로 다정한 이는 오직 강신우뿐이었다.
그는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간식을 사다 주었고 외지로 유학을 떠나서도 늘 그녀 몫의 선물을 챙겼다.
겨울날 그녀가 옷이 얇은 것을 보면 시종들에게 새 옷을 지어 입히게 했고 우연히 그녀가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아도 다른 이들처럼 조롱하거나 눈길을 돌리지 않았다.
그녀의 시문 중 수많은 글이 그의 가르침을 통해 빛을 더했다.
강희진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그녀의 생일을 알아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녀가 열네 살 되던 해, 그는 명품 문방사보를 선물하였다.
그는 그때 이렇게 말했었다.
“희진이 너는 재주가 남다르니 사내로 태어났다면 이름을 떨쳤을 거야. 글 쓰기를 멈추지 말고 계속 정진하거라. 언젠가 너를 위한 봄날이 찾아올 거다.”
그 말에 강희진은 감동을 금치 못했다.
그가 과거 급제의 기쁨을 안고 돌아오던 날, 강희진도 함께 기뻐하였다. 설사 강원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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