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화
선우진이 들이닥친 건 실로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궁인들조차 미처 알릴 틈이 없었다.
마침 그때, 강원주는 하선과 함께 강희진을 험담하던 중이었는데, 문득 선우진이 모습을 드러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민빈은 짐이 오는 것이 영 반갑지 않은 모양이군.”
선우진은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리며 심연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눈으로 강원주를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 눈길에 등골이 서늘해진 강원주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황급히 선우진 앞으로 달려갔다.
“그럴 리가 있을까요, 폐하. 명광궁에 발걸음하신 것만으로도 소첩의 영광인데 어찌 기쁘지 않겠사옵니까.”
강원주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억지로 걸고는 선우진의 팔을 붙잡아 상좌로 이끌었다.
“어젯밤부터 쉬지도 못했다 하던데, 몸은 괜찮느냐?”
선우진은 무심한 듯 묻는 말투였다. 그가 더는 방금의 무례함을 추궁하지 않자 강원주는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문득 어젯밤 강희진이 선우진과 함께 밤을 보낸 것이 떠올라 눈동자가 슬그머니 굴러가더니 부끄러운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폐하께서도 밤새 정무를 보시고 아침부터 국사를 돌보시니, 소첩보다는 훨씬 더 고생이 크시옵니다.”
강원주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사근사근한 눈빛으로 아양을 부리며 말을 이었다. 말하며 한 손으로는 선우진의 손목을 잡고 다른 손은 조심스레 그의 어깨에 얹었다.
“무엇보다도 폐하를 모시는 일이온데, 어찌 피곤하겠사옵니까.”
그 말에 웃음을 머금으며 가까이 다가드는 강원주. 그러나 이상하게도 선우진은 그녀가 가까워질수록 속이 뒤틀리는 것만 같았다.
“폐하, 소첩이 차 한 잔 올리겠사옵니다.”
강원주는 선우진의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한 채, 춘희가 건넨 찻주전자를 받아들었다.
“필요 없다.”
선우진은 본능적으로 거절했다.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폐하...”
겨우 붙잡은 기회인데 벌써 자리를 뜨려는 이 모습에 강원주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혹시 또 어디서 실수를 했단 말인가?’
속으로 초조함이 피어나는 가운데 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