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5화
측전에서는 간헐적으로 여인의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어렴풋이 들릴 뿐 그 뜻을 분간하기는 어려웠다.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인가요?”
숙빈은 찻잔을 들어 가만히 한 모금 머금었다.
“틀림없어요!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거든요!”
이원혜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대답했다.
“그 당시 저는 강원주와 이만큼의 거리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손을 뻗어 거리를 가늠해 보였다.
“흥, 참으로 간사한 계집년이군. 사내만 보면 도통 발이 떨어지질 않으니.”
숙빈이 냉소를 내뱉자, 머리에 꽂힌 보석 비녀가 살짝 흔들렸다.
“그러게 말이에요. 저 구월국의 삼황자가 입궁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정표까지 주고받으며 궐 안에서 몰래 만남을 갖다니요. 폐하께서 아시면 어찌 될지 생각이나 해 보았는지 모르겠어요.”
이원혜는 이를 갈며 숙빈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후궁이 외간 남자와 정을 통한다니, 내 기억이 맞다면 그것은 곧 사형에 해당하는 중죄일 거예요.”
숙빈의 낯빛은 여느 때와 다름없었으나 그 눈빛만큼은 싸늘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렇죠.”
이원혜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마마께선 혹 이 일을...”
“오랫동안 폐하를 뵙지 못했군요.”
강원주를 향한 증오심은 오래전부터 품고 있었으나 선우진의 총애가 두터워 좀처럼 손을 대지 못했었다. 그러니 이건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였다.
숙빈이 계책을 꾸미는 사이, 강희진은 그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 명광궁으로 돌아왔다.
궁에 들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그 비녀를 상자에 곱게 감춰 두는 일이었다.
탁윤의 행동은 하나같이 수상쩍었다. 악의를 품고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선 경계하는 수밖에 없었다.
“희진 아씨.”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초월의 목소리가 들리자 강희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앉아.”
강희진은 초월을 의자에 앉게 했다.
“지금 양 장군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구월국과의 혼인을 반대하고 계세요. 폐하께서도 아직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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