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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필요 없다.” 곁에 있던 호위가 막 몸을 움직이려던 찰나 선우진이 차갑게 그를 불러 세웠다. “무릎 꿇고 싶다니, 그대로 두어라.” 선우진의 음성에는 노골적인 경멸이 서려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감히 그를 거스르더니, 이제 와서 또다시 고개를 조아리며 비는 모습이라니. 그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었다. 선우진은 냉소를 흘리며 시선을 거두었다. 이윽고 강희진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곧장 밀린 정사 처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때는 늦가을. 찬바람이 스산히 불어오는 늦가을, 강희진은 그대로 두 시간 넘게 무릎을 꿇은 채 자리를 지켰다. 서둘러 나오느라 제대로 옷도 챙기지 못하고 겉옷 하나만 걸쳤던 터라 이제는 얼굴빛마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한 시간만 더 지나면 조정에 조회가 열릴 터인데, 폐하께서는 아직도 노여움을 풀지 않으셨다지. 잘난 재주 한 번 믿고 큰소리치더니, 별 수 있나.” 뒤편에서 하선이 투덜거리듯 말했다. 목소리엔 불만이 가득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그녀까지 따라 나와 떨고 있는 상황이 영 불쾌했다. 하선은 어깨를 움츠리며 옷깃을 여몄다. 강희진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선이 어떤 성정인지 그녀는 익히 알고 있었다. 주인인 강원주와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인물이었다. 여기서 괜히 말대꾸라도 했다간 하선이 연화전이든 어디든 아랑곳하지 않고 날뛸 것이 분명했다. 그간 꿇은 시간과 노력이 헛수고가 되는 건 싫었다. “왜 이렇게 질질 끌어? 평소 하던 대로 좀 해보지 그래? 그 요망한 눈짓 한번이면 폐하께서도 금세 넘어가지 않겠어?” 하선은 추위에 몸을 떨며 더는 참지 못하고 강희진을 향해 또다시 뾰족한 말을 내뱉었다. “여긴 연화전 안이다. 내금위가 모여 있는 데다가, 무공이 뛰어나니 저 멀리 속삭이는 소리까지 다 들린다지. 너 지금 그 말, 폐하께 전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되겠니? 너는 몰라도 네 주인은 감히 그리할 수 있을까?” 비록 무릎 꿇은 채였지만 강희진은 여전히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있었다. 정면을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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