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8화
“쉿.”
은설이 좀처럼 반응하지 않자 탁윤이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툭 치려 했다.
강희진은 얼른 그의 팔을 막아 세웠다.
“왜 그러십니까?”
탁윤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강희진은 턱짓으로 은설을 가리켰다.
“가만히 들어보십시오.”
은설은 여전히 등을 돌린 채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씨는 참 고우셔요... 이 비녀도 아씨께 꼭 어울립니다...”
은설의 목소리는 나직하고 흐느적거렸고 손가락 끝으로 허공을 만지듯 허깨비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녀가 마주하고 있는 의자 위엔 아무것도 없었다.
한참을 바라보던 강희진은 등줄기에 서늘한 기운이 스며드는 걸 느꼈다.
“여봐라! 정신 차리거라!”
탁윤은 성가신 듯 옆에 얼어붙은 강희진을 뒤로하고 은설의 어깨를 툭 건드렸다.
“꺅!”
비명과 함께 은설이 고개를 휙 돌렸다. 강희진도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은설은 눈을 크게 뜨고 두 사람을 어리둥절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놀라지 말거라. 우리는 너한테 몇 가지 물으러 왔을 뿐이다.”
강희진은 저도 모르게 두려웠지만 마음을 다잡고 다정히 은설을 달랬다.
“물으시겠다니... 혹 아씨에 대해 물으시려는 겁니까?”
은설의 눈이 반짝이며 강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러하다.”
강희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은설은 곧장 울먹이며 말했다.
“누가 아씨를 해치려 했습니다... 아씨는 계속 우셨어요, 계속... 궁 안은 그자의 수하들로 가득한데, 아씨는... 아씨는 살고 싶었습니다...”
은설의 목소리는 끊기듯 이어졌고 이내 조용히 흐느끼기 시작했다.
난청각에서 사람이 죽은 탓인지, 방 안엔 어딘가 음침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런 기운 속에 은설의 말까지 더해지니 더욱 섬뜩했다.
“너 방금 궁 안은 그자의 수하들로 가득하다고 했지? 그게 무슨 뜻이냐? 범인을 아는 것이냐?”
탁윤이 중점을 잡고 재빠르게 물었다.
강희진도 이내 반응하고 긴장한 채 은설을 주시했다.
“아씨는 도망칠 수 없습니다... 아예 입궁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들어오면... 제가 분명 죽을 거라 말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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