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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불과 보름 전, 어화원에서 마주쳤을 때만 해도 남소현은 푸르스름한 빛이 도는 흰색 비단옷을 곱게 차려입고 있었다. 소박한 차림이었으나 도리어 그 나름의 멋이 있었고 곁에는 은설이 함께하고 있었다. 그땐 남소현도 살아 있었고 은설도 미치지 않았다. 그런데 보름도 채 안 되어 이토록 많은 것이 변하다니, 참으로 허망하기 이를 데 없었다. “방금 그 궁녀가 말했던 것처럼 궁 안 곳곳에 그자의 사람들이 도사리고 있다면 혹시 범인은...” 탁윤이 의미심장하게 말을 흐렸다. “그럴 리 없습니다.” 강희진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왜 그리 생각하십니까?” 탁윤이 의아한 듯 되물었다. “대주국 안에서라면 그자는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단번에 죽일 수 있습니다. 굳이 그런 손이 많이 가는 수를 쓸 이유가 없지요.” 강희진의 설명은 이치에 맞았고 말투 역시 흔들림 없었다. 탁윤은 피식 웃었다. “왜 웃으시는 겁니까?” 강희진은 인상을 찌푸리며 탁윤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이 험한 궁에서 지금까지도 잘 살아 있는 걸 보니, 민빈마마는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 그 말은 칭찬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수사는 수사고, 건강이 먼저니까요. 민빈마마께서도 푹 쉬시기를.” 탁윤은 싱긋 웃으며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 몇 걸음 걸어간 뒤에도 그는 잊지 않고 뒤돌아 손을 흔들었다. 강희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대꾸도 없이 등을 돌리고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아씨, 그 삼 황자란 자가 방금 말한 건 대체 무슨 뜻일까요? 그 궁녀한테서 뭔가 들은 겁니까?” 가는 길에 초월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신 상태가 온전하지 않아 말이 뒤죽박죽이었다. 그 말은 믿음이 안 가더구나.” 은설이 강희진을 붙잡고 범인이라 소리친 게 아직도 마음에 걸렸다. “그래도 아씨, 폐하께 사정 한번 해보심이...” 초월은 여전히 안타까운 눈빛이었다. “군자의 말은 천금이라 했다. 이미 정해진 걸 뒤집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 강희진은 깊은숨을 내쉬었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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