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화
추연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혹, 숙의 마마를 찾으러 온 것입니까?”
그 소리에 은설이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강희진은 탁자 앞의 빈 자리를 힐끗 훑어보았다. 은설은 찻잔을 손에 든 채 허공을 향해 내밀고 있었지만 그 찻잔을 받아드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 맞다.”
한참을 망설인 끝에, 강희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설마 마마께서도 미쳐버린 겁니까?”
추연은 그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 소리쳤다.
“숙의 마마는 고요한 걸 좋아하시니 목소리를 낮추세요. 시끄럽게 해서는 아니 됩니다.”
은설은 눈살을 찌푸리며 조용히 추연을 나무랐다.
추연이 막 반박하려 들었으나 다행히도 강희진이 그녀의 소매를 살짝 잡아 끌며 말리자 겨우 입을 다물었다.
“헌데, 은설아.”
강희진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내 보기엔 숙의의 안색이 그리 좋지 못하더구나. 아마 찬바람에 감기라도 든 듯싶다. 내가 묻고자 하는 것 몇 가지가 있으니 너의 대답만으로도 족하겠다. 그래야 숙의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가요?”
은설은 의아한 눈길로 뒤를 돌아보더니 화들짝 놀란 듯 찻잔을 급히 내려놓고는, 허리를 숙여 부축하는 시늉을 하였다.
“지당한 말씀이세요!”
“민빈 마마, 잠시만 기다려주시옵소서. 제가 먼저 숙의 마마께서 쉬실 수 있도록 자리를 옮기고 오겠나이다.”
그리 말한 뒤, 은설은 강희진을 향해 다시금 정중히 고개를 숙이고는 돌아섰다.
“좋다. 이 자리에서 기다리겠다.”
강희진은 따뜻한 어조로 대꾸했다.
은설이 병풍 뒤로 돌아 나가는 것을 지켜본 뒤, 그녀는 안도의 숨을 깊게 내쉬고 의자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강희진,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이냐? 저 아이와 노는 게 목적이었더냐?”
추연은 마음 깊은 곳의 불만을 전혀 숨기지 않은 채 얼굴 가득 내보이며 말했다.
사실 강희진 역시 혼란스러웠다. 하룻밤 전, 남소현의 싸늘한 시신을 직접 확인해놓고도 오늘은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은설과 함께 남소현이 살아 있다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