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7화
선우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알겠느냐?”
그는 강희진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잘 모르겠사옵니다.”
잠시 뜸을 들인 끝에 강희진이 입을 열었다.
선우진이 ‘그저 한 사람이 죽었을 뿐’이라 말하며 남소현의 죽음을 하찮게 여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을 때 그녀의 머릿속엔 오직 숙의가 남긴 수많은 사랑이 담긴 유품들만이 떠올랐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것들은 여전히 남소현의 방 안에 고이 놓여 있을 것이다.
강희진이 끝까지 고분고분 따르지 않자 선우진의 미간이 서서히 좁아졌다.
“강원주, 짐은 그대를 돕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죽은 일을 하찮게 여길 수는 없사옵니다.”
강희진은 울컥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꾹 눌러가며 대꾸하였다.
누구인들 부모 아래서 귀히 태어나지 않았던가. 황제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고귀하단 말인가.
그녀는 속으로 거칠게 욕을 내뱉었다.
남소현이 저 세상에서 그토록 마음을 바쳤던 이가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걸 들으면 얼마나 가슴이 미어질까.
그 생각에 이르자 강희진은 선우진이 더욱 미웠다.
“세상은 하루가 멀다 하고 사람이 죽는 법이다. 그럴 때마다 전부 애도하고 눈물을 흘릴 것인가?”
선우진의 말투에 불쾌함이 묻어났다.
“허나 숙의는 그런 이들과 다르지 않사옵니까? 숙의는 폐하를 사모했지요. 흠모하고 우러르며 폐하를 누구보다 귀히 여겼사옵니다. 그런 이의 죽음을 어찌 그리도 무심히 대하실 수 있단 말씀이옵니까!”
애초에 기분이 좋지 않았던 차에 선우진의 말까지 겹쳐지자 강희진은 끝내 이성을 잃고 말았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선우진은 전혀 감을 잡지 못한 듯 어리둥절해졌다.
“별말 아니옵니다.”
강희진은 이를 악물고 숨을 깊게 들이켰다. 더는 무례한 말을 뱉으면 안 된다는 것을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소첩은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더는 폐하와 함께할 수 없사옵니다. 천천히 드시옵소서.”
‘목에 걸리지나 마시고.’
그녀는 끝내 이를 뿌득 깨물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선우진은 허망한 표정으로 강희진의 뒷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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