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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찰나의 순간, 강희진은 지금의 선우진이 전생에 운성루에서 자신을 품에 안고 있었던 때와 닮았다고 느꼈다. 적국은 호시탐탐 국경을 노리고 변경은 잇달아 무너졌으며 전황은 일촉즉발이었다. 돌이켜 보면 그때의 선우진은 평소처럼 여유롭지 않았다. “폐하, 부디 하나만 약속해 주시옵소서. 소첩의 질문이 만일 무례하였다 하여도 소첩을 나무라지는 말아주세요.” 강희진은 떠오른 상념을 거두며, 선우진을 바라보던 시선 또한 조용히 거두었다. “약조하지.” 선우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답하였다. 허나 강희진은 마음속으로 오래도록 준비를 다졌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질문을 꺼낸 순간, 선우진의 눈에 자신은 더 이상 그저 무지한 꽃병이 아니라는 것을. 그 뒤로도 계속 총애를 받을지, 아니면 경계 속에 냉대를 받을지는 알 수 없는 일. 황제의 속내란 깊고도 아득하여 짐작할 수 없었으니까. 허나 어차피, 평생을 그의 총애 하나에 기대어 살아갈 생각도 없었다. “폐하, 숙의와 은설이의 죽음은 그리 단순한 일만은 아니었지요?” 말을 내뱉은 순간, 강희진의 심장은 쿵 하고 조여 왔다. “그렇다.” 뜻밖에도 선우진은 단번에 대답하였고 강희진은 놀라 고개를 급히 들었다. “사실 그대는 애초에 손대지 말았어야 했다.” 선우진은 담담히 말을 이었다. “탁윤이 그대를 앞세운 것도 그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강희진의 미간이 잔잔히 좁혀졌다. 그 말인즉, 탁윤이 그녀에게 증언을 강요하고 뒤이어 사건을 조사하게 한 것도 모두 의도된 일이었단 말인가? “누군가 탁윤에게 죄를 덮어씌웠고 탁윤은 거기에 그대를 끌어들였다. 짐은 그대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를 변호할 수밖에 없게 되었지. 그러니 그가 진정 밀어붙인 건 그대가 아니라 짐이었다.” 선우진은 그녀의 의아함을 알아차리고 보다 자세히 풀어주었다. 누명, 재심 그리고 황제를 압박하려는 수. 결국 그녀와 남소현은 단지 바둑판 위의 말, 계획된 판국에 휘말린 것뿐이었다. 진범은 애초에 그녀가 찾아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며칠을 밤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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