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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그만두어라.” 선우진은 그녀를 품에서 떼어내며 마치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들 듯 가볍게 일으켰다. 강희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속으로 짐작했다. ‘설마 오늘 이 자리에 부른 이유가 그런 일이 아닌 건가?’ “먹을 갈아라.” 선우진의 목소리는 담담하기만 했다. 감정의 결을 짐작하기 어려운 무미건조한 어조였다. “신첩, 명 받들겠나이다.” 강희진은 의문을 안은 채 고분고분 뒤로 물러섰다. 맑은 물을 벼루에 떨어뜨리고 묵 덩이를 집어 들어 부드럽게 갈기 시작했다. 여러 차례 정무를 보며 곁에서 시중을 들었던 터라 먹 가는 손놀림은 이미 익숙한 수준이었다. 손은 쉴 틈 없이 움직이면서도 그녀는 몰래 선우진의 안색을 살폈다. 하지만 거의 한 시진이 흐르도록, 그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네.’ 강희진은 의문을 품었다. 예전 같으면 벌써 그녀를 품에 안고 한밤을 지새울 분위기가 되었을 텐데 오늘은 어째서 이토록 무심한 것인가. 설마 몸에 대한 흥미가 식은 것인가. ‘그럴 순 없어.’ 그녀는 선우진의 총애를 발판 삼아 앞으로의 계획을 착실히 이뤄야 했다. 그 관심을 잃는 것은 곧 패배나 다름없었다. “폐하.” 강희진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음?” 선우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다. “혹시 폐하께서 신첩에게 노하신 것이옵니까?” 강희진은 일부러 겁먹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불안한 눈길로 선우진을 바라보았다. “민빈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내가 노할 일이 있겠느냐.” 선우진은 다소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조금 전 전각 밖에서 신첩과 숙빈마마가 마주쳤사온데... 그만 말다툼이 벌어지고 말았사옵니다. 양씨 가문은 충성과 의리를 중시하는 명문가인데, 신첩이 숙빈께 불손하게 굴었다는 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잘못된 일이라 여깁니다.” 말을 마치자 그녀는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폐하께서 부디 노여움을 거두어 주시길 바라옵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웅크린 몸짓은 본래도 가녀린 그녀를 더욱 초라해 보이게 만들었다. 선우진은 그런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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