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1화
탁주옥은 춤을 멈추고 시녀가 다가와 겉옷을 입혀줄 때야 멀찍이 서 있는 강희진의 모습을 발견했다.
“민빈마마께서 오셨으면 어찌 한마디 말도 없이 계셨습니까?”
탁주옥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으나 탁윤보다 훨씬 차분하고 단단한 인상이 깃들어 있었다.
“황녀님의 춤사위가 너무도 곱고 우아하여 차마 방해할 수 없었습니다. 제멋대로 잠시 감상하였으니 혹여 실례가 되었다면 용서를 구하겠습니다.”
강희진은 문지방을 넘으며 정중히 허리를 숙여 인사하였다.
“앉으시지요.”
탁주옥은 몸을 살짝 비켜 강희진을 정자 쪽으로 인도했다.
곡선이 고운 누각 아래 사방에 푸른 숲이 둘러쳐진 그곳은 더없이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강희진이 자리에 앉자 곧 시녀가 차를 내왔다.
“향이 참 좋군요.”
강희진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머금었다. 익숙한 향에 그녀의 눈빛이 반짝였다.
청연은 정주 지방에서만 나는 특산 찻잎으로 은은한 단맛과 독특한 향으로 유명했다. 경성에서는 구하기 어려우며 궁에서조차 보기 드물었다.
하지만 이 찻잎을 가장 최근에 가지고 들어온 사람은 바로 정주에서 돌아온 강신우였다.
‘참으로 절묘한 우연이군.’
강희진은 생각을 숨기고 미소를 띠었다.
“민빈마마께서 어쩐 일로 저를 찾아오셨는지요?”
탁주옥은 거두절미하고 본론을 꺼냈다.
“황녀님께서 대주국에 머무신 지 벌써 여러 날이건만 그간 인사 한번 드리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마침 오늘은 한가하여 이리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강희진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또 한 가지 따로 여쭙고 싶은 일이 있어 찾아뵌 것이기도 합니다.”
탁주옥은 얼굴에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고요하게 앉아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황자님께서 제게 영수석 하나를 주셨는데 몸에 이롭다고 하셨습니다. 하나 제가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황녀님께 여쭈어보면 자세히 알 수 있겠지 싶어 찾아왔습니다. 만약 그 물건이 귀한 것이라면 마땅히 사례를 드려야 하니 말입니다.”
탁윤이 이 사실을 곧 알게 될 것을 고려하여, 괜히 숨길 바엔 정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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