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3화
강희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체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도 어찌할 수 없지 않습니까, 언니...”
자신을 예쁘다고 치켜세우며 아양을 떠는 강희진의 말에 강원주는 조금이나마 기분이 풀리는 듯했다.
거울을 다시 돌아본 그녀는 여전히 탐탁지 않아 하면서도 강희진의 말이 전혀 틀리지 않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갈등 끝에 강원주는 결국 따르기로 했다.
이번 출궁은 모든 격식을 생략한 간소한 행차였다. 선우진 역시 자신을 그저 어느 양반댁 자제쯤으로 꾸몄다.
그러나 아무리 절제된 옷차림이라 하여도 타고난 그 얼굴은 감추어지지 않았다.
풍류와 기개를 아울러 그가 지닌 절세의 용안은 말없이 있어도 사람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늘이 참으로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권세며 재화, 영광은 물론이고 이토록 빼어난 외모까지 모든 복을 선우진 혼자 다 가졌으니 말이다.
“무슨 생각을 그리 깊이 하느냐.”
마차에 오른 선우진이 맞은편에 앉은 강희진을 곁눈질로 바라보며 물었다.
일부러 쳐다본 건 아니지만 강희진이 너무 오랫동안 그를 응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 터져 나오는 한숨까지 덧붙여지니,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예? 신첩이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사옵니다.”
강희진은 급히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흔들었다.
“폐하께서 준수하시고 기품 있으신 모습이 눈부셔 그만 넋을 놓고 말았사옵니다.”
그녀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얼버무렸다.
선우진은 냉담한 시선으로 그녀를 힐끗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
“잠시 후 마차에서 내리면 짐은 선 도령일 뿐이다. 괜한 말실수 하지 말거라.”
그의 목소리는 변함없이 평온했으나 어느 틈에도 감정을 허락하지 않는 차가움이 감돌았다.
“명심하겠사옵니다, 폐하.”
강희진은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승댁은 북쪽 외곽에 자리 잡고 있었다. 황궁에서 출발한 행렬은 천천히 달려 약 반 시진 만에 도착하였다.
강상목은 이미 대문 앞에서 한참 동안 기다리고 있었고 행렬이 멈추자 곧장 앞으로 나섰다.
강희진은 선우진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