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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이 위패가 바로 강 대감의 막내딸이오?” 선우진은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리며 제단 위 위패를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폐하의 말씀대로, 저 위패는 소신의 서녀 강희진을 위하여 세운 것입니다.” 강상목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담담하게 답했다. “겨우 열두 살이었다니... 참으로 안타깝도다.” 선우진은 낮은 목소리로 감회를 드러냈다. “살아 있었다면 민빈과 동갑이었겠구려.” 그 말이 떨어지자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숨을 삼켰다. 심지어 강희진조차도 속이 철렁 내려앉았다. 사당에 들고자 한 것은 분명 강상목에게 경고를 날리기 위함이었다. 어머니를 앞세워 그녀를 협박한 만큼, 자신 또한 강씨 가문의 약점을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인데 설마 선우진이 위패에까지 흥미를 보일 줄은 몰랐다. 비밀이란 언젠가는 드러나는 법이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지금이어서는 안 된다. “예, 소첩도 어릴 적엔 그 아이와 참 사이가 좋았사옵니다. 아우가 세상을 떠났을 땐, 한동안 참 많이 울었지요. 다음 생엔 부디 좋은 곳에 태어나 병고 없이 살기를 바랄 뿐입니다.” 강희진은 애써 미간을 찌푸리며 담담한 듯 그 말을 받았다. “민빈마마께서 정이 깊으시니, 희진이도 하늘에서 그 마음을 알고 기뻐할 것입니다.” 강상목은 마치 감정을 누르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고 그 눈빛엔 그럴듯한 슬픔까지 담겨 있었다. 강희진은 그 위선 가득한 얼굴이 도무지 보기 싫어 고개를 돌렸다. “하면 이쯤에서 그만들 하시오. 괜히 슬픈 기억을 들쑤셔 뭐하겠소.” 선우진은 그 이상 묻지 않고 발걸음을 돌렸고 가장 먼저 사당을 나섰다. 이후로는 그 역시 다시는 이 일을 언급하지 않았다. 밤이 되자 선우진이 목욕을 하는 동안 강희진은 강상목의 부름을 받아 서재로 향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누군가가 목을 움켜쥐었다. 그녀는 숨이 턱 막히는 듯한 고통 속에 눈을 치켜뜨고 앞에 앉아 있는 강상목을 노려보았다. 고개를 단정히 세운 그의 모습은 마치 무슨 일도 없다는 듯 냉정하기 짝이 없었다. 뒤에서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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