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0화
전생의 마지막 순간에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강희진은 여전히 알 길이 없었다.
‘그만 생각하자. 일단은 눈앞의 일부터 하나씩 풀어야지.’
심신이 고단했던 그녀는 그렇게 다시 잠에 들었다.
이튿날 아침상을 간단히 들고 나서 일행은 짐을 꾸려 곧장 경성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정승댁 문턱을 막 넘기 무섭게 하인들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귀에 들어왔다.
“기희연 아씨가 성 밖에서 죽었대요!”
“그러게. 길목에서 화살을 수십 발 맞고 죽은 채로 발견됐다던데요. 지나가던 상인이 우연히 발견했는데 시신이 하도 참혹해서 눈 뜨고는 못 볼 지경이었다지요.”
“이거야 원... 기씨 가문은 대체 무슨 원수를 샀길래 이런 독한 일을 당하는 거람.”
“그놈 잡혔답니다. 성 밖에 들끓던 도적 중 하나라더군요. 기희연 아씨를 보고 흑심을 품었는데 아씨가 완강히 거부하자 홧김에 죽였대요.”
...
뒤뜰 쪽 괴석 너머에서 강희진은 그들의 수군거림을 고스란히 들었다.
“정승님, 생각보다 손이 빠르군요.”
오윤초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하루만 늦었어도 꼬리가 잡혔을 테지. 저런 인간은 세상에 자기 발목 잡을 존재를 두지 않아.”
강희진의 목소리는 냉담했다.
기희연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강희진의 얼굴엔 아무런 동요가 없었다. 처음부터 그녀는 기희연이 오래 살지 못할 거란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때 그녀의 입꼬리에 조롱 섞인 미소가 걸렸다.
“어릴 적부터 남 괴롭히는 게 낙이고 사람을 다치게 해도 눈 하나 깜짝 않더니, 본인 죽을 땐 이렇게 허망할 줄 알았을까?”
그녀가 죽게 된 원인이 고작 그날 강희진에게 내뱉은 한마디 ‘심술’이었다는 걸 알았다면 분해서 다시 살아날지도 몰랐다.
“악인은 결국 악인에게 당하게 마련이지요. 그런 짓을 해댔으면 죽어 마땅한 것입니다.”
오윤초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어느새 두 사람은 뒷마당까지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같이 서전으로 가자.”
강희진이 말했다.
2, 3일 후면 다시 궁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 전에 강상목에게 꼭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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