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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예? 종묘에는 왜 가신답니까?” 청심은 순간 눈동자가 흔들렸지만 곧 순한 표정을 장착한 채 시종 곁으로 성큼 다가섰다. “그건 그쪽이 알 바 아닙니다.” 시종은 그녀를 힐끔 보며 딱 잘라 말했다. “어서 궁으로 돌아가세요. 숙빈 마마께서 병환에 들었는데 더 지체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청심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명광궁의 문 쪽을 바라보았다. 궁 안은 여전히 등불이 밝게 있었고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전혀 가늠할 수 없었다. 잠시 고민에 빠진 청심은 곧 고개를 돌리고 발걸음을 돌렸다. 한편 명광궁 뒤편 내전에서 강희진이 막 원기 회복 단약을 삼키고 있었다. “역시 원기 회복 단약은 다릅니다. 보십시오, 조금 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마마의 안색이 훨씬 좋아지셨습니다.” 그간 가슴 졸이며 치료하던 어의 권씨는 가까스로 강희진의 목숨을 붙들어 놓은 것을 확인하고 속으로 한숨을 돌렸다. 말을 마친 그는 조용히 물러나 선우진의 뒤에 섰다. 지금 강희진은 아까처럼 고통스러워 보이지 않았고 숨결이 한결 차분해졌으며 안색도 안정되어 있었다. 선우진은 침상에 누운 강희진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두 눈은 꼭 감겨 있었고 입술은 부드럽게 닫혀 있었으며 마치 평온한 꿈결 속을 거니는 듯한 얼굴이었다. “마마의 병세는 이미 호전되었습니다. 다만 이번 일로 몸이 많이 쇠해진 탓에 하룻밤쯤은 더 쉬셔야 할 것입니다. 내일이면 눈을 뜨실 수 있을 터이니, 폐하께선 너무 근심 마십시오.” 어의 권씨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물러가거라.” 선우진은 강희진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그렇게 말했다. 어의 권씨는 머리를 조아리고 발소리를 죽인 채 조용히 방을 빠져나갔다. 곧이어 방 안에는 난롯불이 타들어 가는 잔잔한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 고요 속에서 평소 언제나 무표정하던 선우진의 눈동자에 묘한 파문이 일었다. “너란 여인은 참.” 그는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마침내 강희진의 꾹 다문 입술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 안엔 놀람도 노여움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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